TV/연예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
최근 드라마 속 낯 뜨거운 PPL이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드라마 제작상 PPL이 필수 조건이 됐다고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불편을 줄 정도로 노골적인 PPL이 문제로 떠올랐다.
사실 이제 PPL은 웬만한 시청자들도 받아들이는 드라마의 요소가 됐다. PPL을 통해 드라마 제작비를 마련한다는 것쯤은 다들 알기 때문.
하지만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적정한 수준의 PPL일 경우다. 드라마 전개상 불필요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라면 시청자들 역시 PPL임을 알더라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PPL 상품이 자연스럽게 이야기 안에 녹아드는 경우 역시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호평을 얻는다. 인물의 감정 및 관계를 드러내거나 이야기 전개상 꼭 필요할 경우 이왕이면 PPL을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서로 윈윈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과거 SBS 드라마 '그겨울, 바람이 분다'는 시각장애인 오영(송혜교)가 입술을 더듬으며 립스틱을 바르는 모습으로 제품 홍보 효과까지 봤고, PPL인 생초콜릿으로는 위로의 의미를 담아 감정선을 표현했다. 극중 인물들을 표현하는 동시에 PPL 효과까지 챙겨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PPL의 문제는 노골적일 경우 드러난다. 최근 드라마 촬영이 생방송처럼 빠르게 돌아가다보니 제작진은 PPL을 무성의하게 노출해 버린다. 광고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배우들 대사로 PPL 상품을 홍보하거나, PPL 상품 자체를 원샷으로 잡아 마치 배우 얼굴을 클로즈업하듯 노출시킨다.
그 예로 최근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가 PPL의 안좋은 예를 여실히 보여줬다. 갑자기 방을 구하는 남녀 주인공. 이들은 휴대폰 어플을 통해 방을 알아봤다. 휴대폰을 잡은 배우의 어색한 손과 휴대폰이 클로즈업되고 PPL 상품이 그대로 노출됐다.
노출 자체로는 이렇게 정확하고 정직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광고 효과? 과연 있었나 싶다. 일부 시청자들에겐 오히려 거부감을 느끼게 했기 때문. '용팔이'의 집구하는 어플 PPL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그 어떤 시청자가 드라마를 보다 광고와도 같은 장면에 흐름을 끊기고 싶어 할까. 어느 정도 PPL이 인정되는 시대가 된 만큼 드라마 제작진에게는 좀 더 세심한 표현력이 필요하다. 낯뜨거운 PPL은 몰임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작품성까지도 떨어뜨린다.
아마추어가 아니지 않은가. 작품에 심혈을 기울이는 만큼 그 일부분이 되는 PPL에도 조금은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
['용팔이'.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