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치명적이었다.
남자농구대표팀이 28일(이하 한국시각) 2015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2차 리그 F조 2차전서 카타르에 덜미를 잡혔다. 한국은 2승2패로 승점 6점(승리-2점, 패배-1점), 조 3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은 29일 카자흐스탄과 F조 최종전을 갖는다. 승리할 경우 요르단-레바논전 결과에 따라 조 2위 가능성이 남아있다. 만약 패배할 경우 4위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현 시점에서 한국은 조 3위를 차지, E조 2위 이란과 8강전서 만날 가능성이 가장 크다.
한국은 F조 1~2위로 2차리그를 통과해야 했다. 그래야 8강전서 E조 1~2위가 유력한 이란 혹은 필리핀을 피해 4강까지 순항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 4강에만 올라가면 내년 리우올림픽 최종예선 티켓을 확보한다. 애당초 최종예선 티켓은 2~3위 국가에 주어지는 걸로 알려졌지만(우승 국가는 리우올림픽 출전 확정), 4위 국가에까지 주어지는 것으로 새롭게 확인됐다. 결국 이번 2차리그 순위가 내년 리우행 여부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 점에서 카타르전 패배는 치명적이었다.
▲가시밭길
한국이 속한 F조 순위를 살펴보자. 중국이 4승(승점 8점)으로 1위, 카타르가 3승1패(승점 7점)로 2위, 한국이 2승2패(승점 6점)으로 3위, 요르단이 2승2패(승점 6점)으로 4위, 레바논이 1승3패(승점 5점)로 5위, 카자흐스탄이 4패(승점 5점)로 최하위. 한국은 요르단과 승점이 같지만, 예선서 이미 요르단을 이겼기 때문에 승자승 원칙서 3위.
29일에는 한국-카자흐스탄전이 치러지기 전 중국-카타르, 레바논-요르단의 F조 최종전이 열린다. 일단 한국과 중국의 승리는 유력하다. 이때 만약 요르단이 레바논에 이길 경우 한국, 요르단, 카타르가 3승2패로 물고 물린다. 서로 승자승까지 물고 물려 공방율을 따져야 한다. 이럴 경우 +21의 한국이 -5의 카타르, -16의 요르단을 제치고 조2위로 2차 리그를 마친다. 다만 한국이 카자흐스탄에 이기더라도 레바논이 요르단을 꺾을 경우 한국과 카타르만 3승2패 동률이 된다. 그럴 경우 승자승에서 밀리는 한국이 조3위로 2차 리그를 마친다. 만약 한국이 카자흐스탄에 패배하고 요르단이 레바논에 이길 경우 한국은 조4위로 2차 리그를 마친다. 반대로 레바논이 요르단에 이길 경우 한국, 요르단, 레바논이 모두 2승3패로 2차 리그를 마친다. 승자승에서 앞선 한국은 조 3위로 2차 리그를 마친다.
3위나 4위는 8강전서 E조 1~2위가 유력한 필리핀과 이란을 만난다. 역시 마지막 1경기를 남겨둔 E조에선 필리핀이 1위, 이란이 2위. 3위는 팔레스타인, 4위는 일본. 29일 E조 최종전서는 이란-팔레스타인, 일본-홍콩, 필리핀-인도전이 열린다. 팔레스타인이 조별리그서 필리핀을 잡으며 파란을 일으켰지만, 이란을 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결국 필리핀과 이란이 나란히 4승1패, E조 1~2위로 2차 리그를 마칠 듯하다. 28일 필리핀과 이란 맞대결서는 안드레이 블라치가 하메드 하다디에게 판정승하며 필리핀이 승자승원칙서 우위를 점했다.
결국 한국이 29일 F조 3위를 확정하면 E조 2위 이란과 8강전서 만나는 게 거의 확실시된다. 만약 4위로 내려가면 E조 1위 필리핀과 8강전서 만난다. 블라치가 버틴 필리핀이나, 하다디가 버틴 이란이나 한국으로선 버거운 건 마찬가지. 만약 한국이 카타르에 이겼다면 최소 조 2위로 8강전서 상대적 약체 팔레스타인이나 일본을 만날 가능성이 컸다. 결국 한국으로선 카타르전 패배가 치명적이었다. 8강 토너먼트 대진이 부담스럽게 됐다.
▲아킬레스건
사실 한국은 요르단, 중국, 싱가포르로 이어진 조별리그 3경기, 레바논과의 2차리그 첫 경기 등 카타르전 직전 4경기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윌리엄존스컵서 드러났던 엉성한 수비조직력과는 달랐다. 2-3 지역방어의 완성도가 높았다. 결정적으로 양동근과 조성민, 이승현의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 특히 베테랑 양동근의 경기지배력은 다른 국가 그 어떤 에이스보다도 높았다. 현지에서 아시아 최고가드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이밖에 이종현과 김종규, 최준용 등 장, 단점이 명확한 젊은 선수들의 활용도도 극대화했다. 최준용의 경우 레바논전서 가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아킬레스건도 명확히 드러났다. 일단 리바운드. 평균 36.4개로 16개 출전국들 중 15위에 불과하다. 심각한 수준. 수비를 잘 해놓고도 공격리바운드를 내줘 허무하게 실점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물론 지역방어를 사용할 는 박스아웃이 어쩔 수 없이 쉽지 않다. 하지만, 기본적인 맨투맨 수비 때 공격리바운드를 빼앗기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심판들의 말도 안 되는 판정(특히 중국전-툭 건드리면 파울)도 많이 있었다. 그게 몸싸움 적극성을 떨어뜨리게 한 요인임은 틀림 없다. 하지만, 몸싸움 능력이 떨어지는 한국 빅맨들의 치명적인 약점은 분명했다. (대부분 지도자는 몸싸움에 인색한 KBL 파울 콜에 길들여진 결과라고 본다.) 빅맨들이 상대 몸싸움을 이겨내지 못하니 공격에서도 골밑에서 안정적으로 외곽으로 나가는 패스가 많지 않다. 때문에 확실한 3점슛 찬스를 잡기가 어렵다. 그동안 많은 움직임과 스크린에 의해 3점슛 찬스를 만들었지만, 카타르전서 체력저하를 여실히 드러내며 한계를 보였다.
또 하나. 한국은 카타르전 후반에도 지역방어를 계속 사용하다 흐름을 넘겨줬다. 카타르의 투맨게임에 완벽히 무너졌다. 맨투맨으로 돌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럴 경우 한국의 부실한 스크린 수비가 부각될 수 있었다. 또한, 양동근, 조성민 등 의존도 높은 베테랑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있었다. 테크닉 좋은 모하메드, 존슨 등의 공격을 1대1 혹은 더블 팀으로 막아낸다는 보장이 없었다. 결국 양동근, 조성민 정도를 제외하고는 1대1이 좋은 테크니션, 파워 넘치는 저격수가 부족한 한국농구의 약점이 드러난 부분. 1대1 수비력이 좋은 박찬희와 양희종 공백도 뼈 아프다.
현재 대표팀은 크고 작은 약점을 안고 있다. 베테랑 양동근과 조성민 의존도가 높다. 두 사람의 컨디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김동광호의 8강 토너먼트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위기를 맞았다.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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