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1996년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한국영화사의 한 획이 그어졌다.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이후 19회까지 쉴 새 없이 달려온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가 됐고, 올해 10월 1일 20번째 성년식을 맞는다.
성년은 성장통과 함께 왔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강행했던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와 갈등을 빚었다. 외압 논란도 일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지원금의 약 반토막이 삭감됐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사퇴 압박을 받았다. 영화계는 들고 일어섰다. 그리고 배우 강수연이 공동 위원장으로 위촉되며 위태로운 상황이 일시적으로나마 봉합됐다.
힘든 상황에서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제 본연의 의무에 더욱 집중했다. ‘화려함보다는 내실 있는 행사’를 지향,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아시아영화의 허브’로서의 부산국제영화제의 자리를 확고히 하는 행사들을 마련, 20세를 맞아 속이 꽉 들어찬 어른으로 거듭났다.
우선 20회를 맞아 지난 20년 동안 아시아 영화를 이끌어 온 감독 그리고 앞으로 20년 동안 이끌어갈 신인 감독을 모두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새로운 감독과 작품의 발굴을 눈여겨 볼 만하다. 인도에서 능력 있는 독립영화제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모제즈 싱 감독의 데뷔작 ‘주바안’이 개막작, 중국의 젊은 실력파 감독 래리양의 최신작 ‘산이 울다’가 폐막작으로 선정된 것만 봐도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또 ‘아시아영화 100’ 특별전을 통해 아시아 영화사를 되짚는다. 이 중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가 선정됐는데, 주연배우 이은심이 33년 만에 고국을 방문해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과 만난다. ‘1960년대 숨은 걸작’전도 진행된다. 한국영화 최초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1960년대 활동했던 감독들의 널리 알려지지 않은 걸작 8편을 소개한다.
아시아필름마켓에서는 세계 최초로 개최되는 엔터테인먼트 지적재산권 마켓(E-IP 마켓)과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스타배우들과 주목할 만한 신인 스타들을 전세계 산업 관계자들에게 소개해 실질적인 비즈니스로 연결시키는 아시아캐스팅마켓을 새롭게 열어 영화 관련 콘텐츠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한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관객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간다. 대중성을 더욱 강화한 오픈 시네마에서는 이광수 이천희 박보영 주연의 ‘돌연변이’, 인도영화 흥행 기록을 경신한 판타지 액션영화 ‘전사 바후발리’, 중국 흥행기록을 세운 ‘몬스터 헌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웃집 토토로’ 등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더불어 배우 포럼, 영화 독서포럼 등 전문가와 일반 대중들이 함께 소통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한편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되며 75개국 303편의 작품이 초청됐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 사진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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