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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끝까지 간다’가 끝나고 그런 류의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어요. ‘끝까지 간다’ 이후 이런 장르의 영화들이 유행처럼 돌고 있고 흥행이 되다 보니 더 저에게 믿음들을 보여주시는 것 같아요. 극을 끌고 가는 역할을 좀 더 맡겨주는 것 같고요.”
때문에 배우 이선균은 ‘끝까지 간다’ 이후 차기작을 고르는데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비슷한 장르도 많았던 데다 자신에게 지어진 믿음의 무게 또한 커졌던 것. 이런 시기 ‘성난 변호사’(감독 허종호 제작 CJ엔터테인먼트·빛나는 제국 배급 CJ엔터테인먼트)가 그에게 다가왔다.
‘성난 변호사’는 용의자만 있을 뿐 시체도 증거도 없는 살인 사건, 승소 확률 100%의 순간 시작된 반전에 자존심 짓밟힌 에이스 변호사가 벌이는 통쾌한 반격을 그린 영화다. 이선균이 두뇌 상위 1%·승소확률 100%의 에이스 변호사 변호성, 김고은이 변호성 변호사의 열혈 라이벌이자 한 번 문 사건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신입 검사 진선민, 임원희가 의리로 뭉친 변호성의 특급 파트너 박사무장 역을 맡았다.
“‘성난 변호사’는 보고 있던 시나리오 중 하나였어요. 다른 작품보다 조금 더 부담과 책임이 있는 영화였죠. 많은 분량, 여러 장르의 믹스, 법정신, 추격 등이 어우러져 있었어요. 만약 제가 ‘끝까지 간다’에 출연하지 않았으면 제게 들어오지도 않겠지만요. (웃음) 시나리오를 보곤 ‘감히 어떻게 처음부터 끝까지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고민과 걱정이 됐죠. ‘한 번 부딪혀보자’ 그런 생각도 있었고요. (여러 번 공식석상에서 이야기 해) 아시다시피 허종호 감독과는 동문이고 친구이기도 해요. 2007년 ‘카운트다운’에 출연하기 전 허종호 감독이 시나리오를 준 적이 있었어요. 준비를 했지만 잘 안 됐죠. 아쉬운 마음에 한 번 해보자 싶었죠.”
오롯이 홀로 끌어가는 영화였다. 전 같았으면 부담감이 크게 들었겠지만 다행히 ‘끝까지 간다’ 후라 그런 부담이 덜했다. ‘끝까지 간다’는 배우의 여러 책임에 대해 다시금 느끼게 하고, 그에게 주연 그리고 흥행의 부담감을 떨쳐버릴 수 있게 해 준 영화였다.
“‘끝까지 간다’를 촬영한 뒤 오래 쉬고 있으면서 여러 가지를 돌이켜 보게 됐어요. 배우로서의 태도, 연기에 임하는 자세, 앞으로 나아갈 길 같은 것에 대해서요. ‘성난 변호사’ 때 100% 적용하지는 못한 것 같아요. 그래도 최대한 후회 없이 해보자 싶었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제 몫이니까요.”
이런 마음가짐과 친구 허종호 감독에 대한 믿음, 초반 캐스팅 된 점 등 여러 가지가 맞물려 ‘성난 변호사’에 더욱 깊숙이 빠져들 수 있었다. 스태프가 꾸려지기 전부터 출연이 확정돼 있던 이선균은 허종호 감독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디어를 냈다. 오롯이 열려 있는 작업이었다. 실제 변호사들과 다른 변호성이라는 캐릭터 역시 이런 고심의 과정을 통해 완성됐다.
“변호성을 어떻게 표현을 할까 고민이 많았죠. 리얼리티 있는 법정신이 아니었거든요. 영화와 달리 실제 법정에 가면 판사가 거의 진행을 해요. 그런 것들을 보고 약간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어요. 변호사에 대해 그리면서 100% 리얼하게 만든 영화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웃음) 어떤 톤으로 갈 것이냐가 관건이었죠. 법정신은 변호성의 쇼타임이고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에요. 변호성은 만화적 캐릭터인데, 법정에서만큼은 사람들을 내 것으로 만드는 걸 표현해야 했어요. 그래서 법정영화 등을 보고 따라하는 게 아니라 목사님의 설교, 토크 콘서트, 홈쇼핑 등을 참고했어요.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두고 ‘리듬을 찾아보자’ 그런 이야기들을 했던 것 같아요.”
‘성난 변호사’를 본 관객이라면 2편을 기대하게 된다. 엔딩 부분에서 관객에게 2편에 대한 기대를 물씬 높이기 때문. 감독과 배우들이 2편을 염두에 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하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단다. 물론 ‘성난 변호사’가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다면 2편이 제작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흥행이 잘 되면 ‘성난 변호사2’가 기획될지 모르겠지만 흥행이 안 된다면 변호성이 사건이 없는 곳으로 도망가지 않을까요. (웃음) 2편이 만들어진다면 (임)원희 형이나 (김)고은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더 많은 준비를 해 제작돼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2편이 제작될 필요가 없죠.”
이선균은 ‘성난 변호사’의 장점으로 어렵지 않으면서도 즐겁게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 ‘성난 변호사’는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웃음과 호쾌한 한 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완성됐다.
“‘성난 변호사’는 편하면서도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 장르가 믹스된 영화에요. 여러 명이 같이 보면 더 즐거운 영화기도 하고요. (여럿이 함께 가면 더 즐거운) 패키지여행 같죠. 보통 장르 영화는 연령대가 있잖아요. 이 영화는 15세부터 어른까지 같이 봐도 어렵지 않은 영화에요. 추리가 ‘너무 쉬운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긴장감을 끌고 가면서도 경쾌하고 코믹하게 풀어내요. 친절한 장르 오락 영화, 기분 전환으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배우 이선균.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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