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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최진언(지진희)은 정말 발암을 유발하는 불륜남일까.
12일 밤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 연출 최문석)에서 진언은 독고용기(김현주)가 자신의 전처인 도해강(김현주)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더불어 자신의 지갑을 훔쳤던 백석(이규한)의 동생을 통해 해강이 기억을 잃어 용기로 살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진언은 그 길로 해강에게 갔다. 그리고는 무너졌다. 멀리서 오는 해강을 보고 진언은 다가갔고, 풀린 운동화 끈을 봤다. 그는 말 없이 해강의 운동화 끈을 매듭지어 묶어 줬다. 진언은 순수한 눈으로 눈물을 떨궜고, 해강은 놀랐다. 진언은 해강의 품에 꼭 안고 울었다.
이 장면은 진언이 다시금 해강에게 돌아갈 마음을 굳혔다는 것을 암시하는 점에서 14회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이 신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건 진언이란 캐릭터의 순수성이다. 진언을 두고 대중은 ‘불륜남’, ‘속 터지는 남자’, ‘암유발자’ 등이라고 답답한 비난을 쏟아내지만 자세히 진언을 들여다 보면 그는 그저 자신의 감정에 순수하게 충실할 뿐이다.
앞서, 진언은 해강을 아주 순수하고 열렬하게 사랑했다. 그 사랑은 결혼으로 이어졌고, 평범한 집 딸이었던 해강은 천년 제약의 며느리가 됐다. 해강은 자연스럽게 시댁 식구들과 어쩔 수 없는 대립을 펼쳐야 했는데, 이 배경에는 돈에도, 권력에도 얽매이지 않았던 진언의 순수함이 있었다. 천년 제약의 유일한 후계자이지만, 진언은 경영에는 큰 관심이 없었고 그저 연구에만 몰두했다. 진언이 집 앞에서 뒷전으로 물러나는 것을 볼 수 없었던 해강은 후계자의 대리인으로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은 그녀의 몫이었다. 다시 말해, 해강이 이른바 ‘괴물’이 된 건 진언의 책임이었다. 그럼에도 진언은 해강을 여전히, 꾸준히 사랑했다.
진언의 마음에 해강에게서 떠난 건 딸의 죽음이 결정적이었다. 변호사로서 천년 제약을 변호하던 해강은 피해자에게 원한을 사게 됐고, 피해자는 해강을 차로 치려 했지만, 애꿎은 딸이 치여 비극을 맞았다. 진언은 온 세상을 잃은 듯 슬퍼했지만, 해강은 그럴 겨를이 없었다. 해강이 냉혈한이라서가 아니라, 진언이 놓아버린 것들을 수습하기 위해서였다. 진언은 그런 해강에게 마음이 떠났고, 그런 상태가 지속되던 찰나에 강설리(박한별)이 나타나게 된 것. 하지만 그 때에도 진언은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설리를 밀어냈었다. 진언은 해강을 버리고 설리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저 해강을 떠나고 싶었던 것뿐이었다. 진언은 자신의 전부를 걸어 사랑했던 해강이 변해버린 것을 견딜 수가 없었다. 폭파사고가 있었던 실험실에서 자신을 구해낸 설리와 결과적으로는 연인 관계를 유지하는 모양새가 됐지만, 진언은 설리에게 단 한번도 적극적이었던 적이 없다.
하지만 진언은 해강에겐 달랐다. 진언은 해강의 뒤를 쫓기도 하고, 용기의 존재에 대해 추척하며 해강을 쫓았다. 화내지 않는 진언은 해강에게만은 화를 냈고, 자신을 밀어내는 해강을 찾아가 눈물을 쏟으며 그녀를 안았다. 진언에게 사랑은 단 하나, 해강이고 그 사랑의 대상에 대해 감정 그대로 순수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진언은 불륜남이라기 보다는 지극히 투명하고 솔직한 순수남이라고 보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애인있어요’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은 작품으로 절망의 끝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극과 극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한 인생리셋 스토리를 그린다.
매주 토, 일요일 밤 10시 방송.
[배우 지진희, 박한별. 사진 = SBS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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