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30년 동안 단 다섯 편의 영화 작업, 독보적인 스타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베일에 싸인 아티스트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한국의 관객들과 만났다.
아티스트 레오스 카락스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한 영화 '미스터 레오스 카락스'의 개봉을 기념해 내한한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지난 10일과 11일 양일간 서울에서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지난 10일 오후 7시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 상영 후 CGV아트하우스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진행된 시네마톡은 레오스 카락스 감독을 보기 위해 자리를 가득 메운 관객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마지막 장면에서 파리를 떠나고 싶어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게 감독님의 심경이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받았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가장 최근에 만든 작품인 '홀리모터스' 또한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설정했었다. 내가 늘 생각하는 것은 '나의 집'이라는 게 뭘까. '우리는 어디에 속해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누가 나에게 물어보면 '나는 영화라는 섬에 산다'라고 대답하지만 '나는 어디에 속해 있는가'란 질문은 계속해서 하고 있다"며 본인에게 있어 영화가 가지는 특별한 의미에 대해 언급했다.
또 "처음에 영화를 만들고 나서 보니까 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드니 라방을 만나고 나서 그의 몸이 무용수 같다는 생각을 했고 인물에 움직임을 넣자고 생각했다. 맨 처음 '소년 소녀를 만나다'를 만들 때 '소년이 소녀에게 다가갈 때 어떤 식으로 다가가지?'라는 생각으로 만들었고, 그 이후에도 주로 소년이 사랑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을 '춤과 음악'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며 춤을 추고, 달리는 인물을 고집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영화를 만들기 위한 영감을 어디서 얻냐는 질문에 "나는 사실주의자는 아니다. 영화를 만들 때마다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이 만들지 않는 편이다. 한 영화를 만들고 나서 내 자신을 재창조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예술을 하려는 학생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는 "Do it, Try it"이라고 대답, 좌중을 압도하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11일 오후 3시에는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레오스 카락스의 최신작 '홀리모터스' 상영 후 메가토크가 진행됐다.
이날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홀리모터스'에 대해 "이 작품을 촬영하기 전에 10여 년 동안 영화를 만들지 못했고, 결국 이 영화는 오랜 시간 동안 영화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느낀 분노가 분출된 작품"이라며 본인에게 의미 있는 작품임을 밝혔다.
이어서 '홀리모터스'라는 제목을 정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시네마'라는 게 결국 인간의 신체가 움직이고, 뛰는 거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신체가 움직이는 것이 영화의 근원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홀리모터스'라는 제목을 썼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삶의 근원이 되는 정서가 무엇이냐는 관객의 질문에는 "나는 사실 그 무엇보다 인생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16살 때 영화라는 것을 처음 발견했는데 마치 지구 바로 옆에 있는 장소와 같아서 그곳에서 삶을 들여다보면 더 명확하게 잘 보인다고 느꼈고, 다른 각도에서 삶을 볼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했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삶을 감당하는 방법을 찾아낸다고 생각하는데, 본인에게 맞는 각도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 그만의 특별한 세계관이 돋보이는 답변으로 주위를 집중시켰다.
한편 영화 '미스터 레오스 카락스'는 미스터리 다큐 영화다. 테사 루이즈 살로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줄리엣 비노쉬, 드니 라방, 하모니 코린, 카일리 미노그, 미레일 페리에 등이 출연했다. 지난 8일 개봉됐다.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 중인 레오스 카락스(가운데) 감독. 사진 = 오드(AUD)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