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운드에 약간의 변화가 있다.
18일부터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갖는 NC와 두산. 단기전서 가장 중요한 마운드에 약간의 변화가 있다. 5전3선승제 시리즈는 단기전이면서 장기전 성격도 갖고 있다. 마운드 운영법에 따라 승패가 갈릴 여지가 충분히 있다.
NC는 자체 평가전서 간판타자 나성범의 투수 깜짝 기용을 시험했다. 김경문 감독이 나성범을 투수로도 기용할 생각이 있다는 의미. 김 감독은 17일 미디어데이서도 나성범 기용 가능성을 열어뒀다.(물론 팬 서비스 차원이라고 명확하게 밝혔다.)
두산도 변화가 있다. 앤서니 스와잭이 팔 근육 통증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빠졌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대비, 이천에서 재활 중이지만 현 시점에선 없는 전력. 대신 허준혁과 남경호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가세했다. 외야수 정진호도 제외됐다. 김태형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때보다 1명 더 많은 12명의 투수로 플레이오프를 운영한다.
▲나성범 등판 가능성은
나성범은 연세대 시절까지 투수였다. 이후 2012년 NC에 입단했다. 투수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김경문 감독은 나성범에게 방망이를 쥐게 했다. 타자 나성범의 성장 가능성,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이미지 등을 감안한 결정. 옥석 가리기의 달인이라 불리는 김 감독의 혜안은 두산 시절에 이어 또 한번 입증됐다.
그런 나성범을 왜 이번 플레이오프에 투수로도 쓰려고 할까. 만약을 위해서다. 나성범은 엄연히 NC의 간판타자. 기본적으로 중심타선에서 해야 할 몫이 있다. 김 감독은 미디어데이서도 "팬서비스 차원"이라고 못을 박았다. 만약의 경우에만 투수로 활용된다. 나성범은 평가전서도 투수로 140km 중반의 직구를 뿌렸지만, 프로 실전서 검증되지 않았다. 프로 입단 후 체계적으로 투수 훈련을 받은 적도 없다. 더구나 투수와 야수는 쓰는 근육이 다르다. 부상 위험도 있다. 투수로 무리하게 출전할 경우 가장 중요한 야수로서의 기능을 100%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
때문에 김 감독은 나성범을 아주 긴박할 때만 투수로 쓴다는 방침이다. 기존 불펜진이 대부분 소모된 연장전이나 점수 차가 많이 벌어져 기존 자원들을 굳이 무리하게 소모시킬 필요가 없을 때 나성범이 투수로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면 투수 나성범을 실전서 볼 가능성이 크지 않다. 때문에 투수 나성범이 플레이오프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힘들다.
▲허준혁 쓰임새는
김태형 감독은 스와잭을 빼면서 투수 2명을 보강했다. 마운드를 보강해야 NC와 대등한 승부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대신 상대적으로 야수 자원은 풍부하다. 정진호의 준플레이오프 쓰임새는 그리 높지 않았다. 그 결과 김 감독에게 추가로 선택된 투수는 허준혁과 남경호다.
허준혁은 시즌 중반 이후 꾸준히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시즌 막판 컨트롤이 흔들리면서 크게 고전했다. 준플레이오프 당시 김 감독의 코멘트에 따르면, 허준혁은 정규시즌 후 불펜피칭에서도 그다지 구위와 컨트롤이 돋보이지 않았다. 결국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스와잭이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빠지면서, 두산 마운드에 허준혁은 꼭 필요하다. 남경호가 큰 경험이 일천한 걸 감안하면 플레이오프 두산 마운드의 실질적 높이는 허준혁에게 달렸다.
과연 허준혁은 어떻게 활용될까. 김 감독은 미디어데이서 "준플레이오프와 똑같은 선발 로테이션으로 간다. 스와잭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서 허준혁은 경기 중반 좌타자를 상대할 것"이라고 했다. 두산은 플레이오프서 더스틴 니퍼트~장원준~유희관~이현호를 선발투수로 쓴다. 그리고 허준혁은 NC 좌타자 봉쇄용 조커로 활용된다. 이럴 경우 두산 불펜이 두꺼워지는 효과가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 두산의 필승계투조는 노경은, 함덕주. 그리고 윤명준, 진야곱, 오현택이 뒤를 받치는 형국. 여기에 허준혁이 가세할 경우 경험이 부족한 함덕주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또한, 허준혁은 긴 이닝 소화가 가능하다. 다른 불펜 투수들의 에너지를 비축, 전체적인 불펜 운영에 탄력이 생길 수 있다.
관건은 허준혁의 스타일. 김 감독은 시즌 중반 "준혁이는 전형적인 선발타입"이라고 했다. 경기 중반 갑작스럽게 불펜에서 몇 차례 몸을 풀고 구원으로 등판해 좋은 구위와 컨트롤을 보여줄 수 있는 타입은 아니라는 의미. 때문에 이현호 대신 허준혁을 4선발로 쓸 가능성도 있었으나 김 감독은 일단 이현호를 그대로 4선발로 쓴다고 밝혔다. 결국 허준혁의 구원등판 적응 여부가 플레이오프 두산 마운드의 최대 관건이다.
[나성범(위), 허준혁(아래). 사진 = NC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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