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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창원 강산 기자] "복귀해서 또 한 번 감동을 만들겠습니다."
'155km 사나이' 원종현(NC 다이노스)은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시구자로 마운드에 오른다.
원종현은 이날 시구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NC 유니폼은 여전히 잘 어울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장암 투병 소식이 전해져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던 원종현이다. 하지만 완치 판정을 받고 내년 시즌 복귀를 목표로 뛴다. 오래간만에 취재진 앞에 선 원종현은 다소 긴장한 목소리로 "힘든 게 싹 가신다. 내년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10개월 만에 유니폼 입었다. 운동할 때도 땀복 입고 했었다. 유니폼 입은 건 정말 오래간만이다. 특별히 기분이 다를 건 없는데 살이 빠져서 유니폼이 커졌다"며 웃었다.
NC 선수들과 팬들은 원종현을 잊지 않았다. 마산구장 홈플레이트 뒤쪽에는 원종현의 155km를 상징하는 '155K'가 새겨져 있다. 원종현은 "치료를 받는 동안 동료들이 좋은 성적을 내줘서 많은 힘이 됐다"며 "내가 시구를 하면서 포스트시즌까지 함께하게 돼 너무 감사드린다"며 "안 던진지 오래돼서 걱정도 된다. 예전 같진 않겠지만 열심히 던지겠다. 세게 던지고 싶지만 세게 갈 것 같지가 않다"며 활짝 웃었다.
아울러 "먹는것도 잘 먹고 생활에도 전혀 지장없다. 재활조에서 서서히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나름대로 마무리훈련이나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문 NC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원종현은 "감독님께서 힘들 때 참고 견뎌내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위로 많이 해주셨다. 항상 함께한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돌아봤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워낙 고생하고 일어난 선수라 오랫동안 잘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선수들이 빠진 자리에도 잘 뭉쳐서 여기까지 왔다. 10년 넘게 감독 생활을 했지만 내 기분도 뭉클해진다"며 원종현을 격려했다.
이어 그는 "4월달에 순위가 처져서 걱정 많이 했다. 그런데 최금강, 임정호 등 새로운 선수들이 올해 잘해줘서 정말 편하게 치료받았다"며 "정현석(한화) 선수가 나와 비슷한 사례인데, 다시 뛰는 걸 보니 힘이 됐다. 나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준플레이오프가 계속 기억에 남는다. 복귀해서 또 한 번 감동을 만들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원종현에게 '155'란 숫자가 주는 의미는 크다. 그는 "위기 상황에서 힘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숫자다. 그 숫자를 생각하고 이겨낼 수 있었다"며 "작년에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었다. 한 번 경험 쌓았으니 올해는 잘할 거라 생각한다"며 동료들을 응원했다.
마지막으로 원종현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시즌 중에 치료 받느라 힘들었는데, 팬 여러분들이 함께 한다는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많이 힘을 내고 이겨냈다"며 "내년부터는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차근차근 훈련해서 내년에 꼭 복귀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원종현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강산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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