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강산 기자] 정규시즌 3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2.18. 올해 정규시즌에서 에릭 해커(NC 다이노스)는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다.
게다가 해커는 올 시즌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였다. 31경기에서 완투승 한차례 포함 19승 5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다. 리그 다승 공동 1위. 피안타율(0.232)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 1.03)도 수준급. 퀄리티스타트도 리그 최다 25회 기록했다. 포심과 투심, 커터, 슬라이더에 확실한 주무기 너클커브가 일품. 간간이 섞어 던지는 스플리터도 위력적이다.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다.
그러나 두산 타자들이 기대할 만한 데이터가 하나 있었다. 해커가 올 시즌 3차례 낮경기에서 1승(1패)을 따냈지만 평균자책점이 9.98(15⅓이닝 17자책점)에 달했던 것. 이 데이터가 맞아 떨어졌다고 단정짓긴 어렵지만 두산에 좋은 쪽으로 통한 건 사실이다. 두산은 1회초부터 폭투를 곁들여 2점을 뽑아냈고, 3회와 4회 민병헌, 홍성흔이 솔로포 한 방씩 추가하며 4-0 리드를 잡았다.
추가점은 대단히 의미가 컸다. 해커는 1회초 2점을 내준 뒤 안정감을 찾는 듯했다. 2회초 선두타자 오재원부터 3회초 허경민까지 5명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그때 침묵을 깨트린 게 민병헌이었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높은 코스에 걸친 141km 커터를 기막히게 밀어쳤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통산 첫 홈런. 완벽하게 흘러나가지 않은 커터를 공략하는 가장 좋은 방법, 민병헌이 보여줬다. 해커로선 그야말로 불의의 일격.
4회초에는 홍성흔이 솔로포를 때려냈다. 한가운데 몰린 해커의 121km 너클커브를 제대로 때렸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통산 100번째 안타이자 10호 홈런. 3점이던 격차를 4점으로 벌린 값진 한 방이었다. 이후 해커는 급격히 흔들렸고, 결국 4회를 마친 뒤 마운드를 떠났다. 격차가 4점으로 벌어지면서 NC 타자들도 급해졌다. 어떻게든 출루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눈에 보였다. 4회말 김종호와 박민우의 연속 루킹 삼진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두산은 이날 7-0 영봉승을 거두고 5전 3선승제 시리즈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상대 에이스를 무너트리고 1차전을 잡아낸 건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크다. 경기 전 "수싸움에 너무 신경 쓰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공을 놓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수싸움에 너무 신경 쓰면 오히려 역으로 당한다"던 두산 선수의 말이 너무나 정확히 들어맞았다.
[NC 다이노스 에릭 해커가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 창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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