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역시 두산 3번타순은 민병헌의 것이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서 3번 타순이 블랙홀이었다. 정규시즌 중반 이후 꾸준히 3번으로 나섰던 민병헌은 시즌 막판 썩 좋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으로도 이어졌다. 민병헌은 1차전서 내야 땅볼로 1타점을 올렸으나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민병헌은 그날 경기 후 실내연습장에서 자발적으로 특타를 소화했다. 결국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2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확신을 갖고 쳐라"는 김태형 감독의 조언도 있었다. 하지만, 민병헌의 기록은 3번이 아닌 6번 타순에서 나온 기록이었다. 2차전 3번타자는 박건우였다. 1차전 10회 끝내기안타의 주인공. 김 감독의 회심의 카드는 통하지 않았다.
3차전 역시 3번은 박건우였으나 두산은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박건우가 지명타자로 나섰으나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뒤 최주환으로 교체됐다. 최주환이 경기 막판 3번에서 1안타를 때렸으나 역시 만족스럽지 않았다. 3번에서 흐름이 툭툭 끊기면서 준플레이오프 내내 타격감이 좋았던 정수빈, 허경민 테이블세터와 4번 김현수, 5번 양의지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에 시너지효과가 생기지 않았다.
결국 김 감독은 4차전 선발 3번타자로 다시 민병헌을 올렸다. 그런데 6번에서 좋았던 민병헌이 다시 한번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경기 중반 교체된 뒤 박건우, 오재일, 장민석이 3번으로 들어섰으나 역시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이쯤 되면 희한한 일.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극적 역전승을 거뒀으나 3번에 대한 숙제를 안고 NC와의 플레이오프에 돌입했다.
김 감독의 선택은 여전히 민병헌이었다. 정규시즌서 3번으로 가장 많이 들어섰던 민병헌이 3번 적임자라고 본 것이다. 대신 6번은 홍성흔이 지명타자로 붙박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봤다. 결국 김 감독의 뚝심이 통했다. 3번 민병헌과 6번 홍성흔이 동시에 터졌다. 둘 다 홈런을 신고하며 NC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민병헌은 2-0으로 앞선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NC 선발투수 에릭 해커의 141km 컷 패스트볼을 공략, 우월 솔로포를 날렸다. 높게 들어온 코스를 놓치지 않았다. 그의 포스트시즌 통산 첫 홈런. 데뷔 후 포스트시즌 홈런이 없었던 민병헌에겐 2배의 기쁨이 찾아온 순간. 끝이 아니었다. 민병헌은 이날 자신의 포스트시즌 통산 1~2호 홈런을 동시에 터트렸다. 4-0으로 앞선 7회초 1사 1,2루 상황. 김진성에게 볼카운트 1B1S서 3구를 공략, 비거리 115m 좌월 스리런포를 날렸다. 사실상 승부를 결정 짓는 한 방.
결국 두산은 대승했다. 민병헌이 두산의 3번 고민을 완벽하게 해결했다. 그 자리는 역시 민병헌의 것이었다. 마침 민병헌의 장인과 장모도 현장에서(민병헌의 아내는 마산 사람.) 그의 맹활약을 직접 만끽했다. 두산도 타선이 폭발하면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손쉽게 잡았다.
[민병헌. 사진 = 창원 김진성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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