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 더스틴 니퍼트는 예상보다 더욱 강력했다.
18일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의 히어로였다. 선발 등판. 9이닝 동안 114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6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따냈다. 역대 세 번째 외국인투수 완봉승. 10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3볼넷 2실점)보다 더 뛰어난 투구를 펼쳤다. 150km를 상회하는 패스트볼 위력이 살아나면서 체인지업과 컷 패스트볼 등 변화구도 덩달아 좋아졌다.
일단 포스트시즌서 드물게 일주일간 푹 쉬면서 구위를 끌어올린 덕을 봤다. 사실 정규시즌 막판 니퍼트의 위력은 예년 수준에 가깝게 회복됐다. 정규시즌 막판 3경기서 2승, 18이닝 7실점으로 완연한 회복세였다. 골반, 어깨, 서혜부 부상 등 유독 심했던 부진과 부상 늪을 완벽히 털어냈다. 김태형 감독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줬고, 니퍼트 본인의 철저한 준비가 돋보였다.
결국 니퍼트의 포스트시즌 맹투는 예상된 부분이었다. 두산은 니퍼트를 앞세워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플레이오프서도 1차전을 잡았다. 일단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두산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서 3승1패로 이겼으나 실제 1~4차전 내용을 보면 넥센을 압도한 건 아니었다. 결국 1차전 승리로 심리적인 우세를 점한 부분이 굉장히 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니퍼트를 앞세워, 그것도 적지에서 1차전을 잡았다. 물론 5전3선승제의 단기전은 장기전 성격도 갖고 있다. 앞으로 두산이 NC에 흐름을 넘겨줄 여지 또한 충분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두산은 니퍼트 위력을 확인했고, NC에 기선제압을 확실히 했다는 게 수확이다. 두산은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끌고 가더라도 다시 한번 니퍼트를 내세워 NC를 잡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단기전서 확실한 에이스가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두산은 그 선순환 효과를 맛보게 됐다.
또 하나. 니퍼트 부활로 효과적인 불펜 운용이 가능하다. 김태형 감독은 플레이오프 투수 엔트리를 12명으로 정했다. 준플레이오프(11명) 때보다 1명 더 많다. 실제 팔 통증으로 빠진 앤서니 스와잭 대신 허준혁과 남경호가 합류했다. 외야수 정진호를 빼서라도 투수 보강에 주력했다. 정확히 표현하면 불펜 보강이다.
NC는 리그 최강 불펜진을 보유한 팀이다. 두산으로선 그런 NC와 경기 막판 대등하게 승부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불펜 보강이 필요했다. 김 감독이 허준혁과 남경호를 불펜에 편성하면서 양적으로는 NC 불펜과 대등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그러나 양만 대등해진다고 해서 실전서 드러나는 위력도 대등해진다는 보장이 있는 건 아니다. 여전히 노경은, 함덕주, 이현승으로 이어지는 두산 필승계투조는 임창민 최금강 임정호 김진성 등으로 이어지는 NC 필승계투조의 내실에 약간 밀린다.
그래서 두산은 NC보다 선발진의 부담이 좀 더 크다. 그런 점에서 니퍼트의 1차전 쾌투는 김 감독에게 투수 운영의 여유를 제공했다. 니퍼트가 1차전을 홀로 책임지면서 두산은 불펜진을 전혀 소모하지 않으면서 1승을 따냈다. 승리 그 이상의 수확. 2차전 막판 승부처에서 1~2점 뒤지더라도 필승계투조를 풀 가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그렇다고 해도 불펜에 체력적 데미지는 그렇게 크지 않다. 자연스럽게 3~4차전서도 최상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니퍼트의 완봉 역투는 두산에 상징하는 바가 크다. 두산으로선 정말 기쁜 소식이다. 단순히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니퍼트. 사진 = 창원 곽경훈 기자 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