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1차전을 패했다. 기선을 제압당했다. 하지만 그냥 주저앉을 수 없다. 두산 베어스는 2001년을 떠올려야 한다.
지난해까지 총 32차례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무려 75%(총 24회)였다. 그만큼 기선제압이 중요했다. 반면 1차전을 내준 팀의 우승 확률은 21.9%(총 7회)에 불과했다. 1982년 OB(현 두산)와 삼성의 1차전 무승부는 논외로 치자.
두산 베어스가 삼성 라이온즈에 한국시리즈 1차전을 내줬다. 초반 5-0까지 앞서나가다 불펜 방화로 8-9 역전패했다. 특히 8-7로 앞선 8회말 2사 2, 3루 상황에서 나온 1루수 오재일의 포구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그야말로 뼈아픈 패배. 그러나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14년 전인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기분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그때와 정규리그 순위, 상대팀 모두 같다. 1차전을 내준 패턴마저 비슷하다.
두산은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4승 2패로 무찌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두산은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한화전 2승), 플레이오프(현대전 3승 1패)를 모두 거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정규리그 우승팀은 삼성이었다. 와일드카드를 시작으로 준PO, PO를 통과한 것, 한국시리즈 상대가 정규리그 1위 삼성이라는 점이 그때와 같다.
팀명을 OB에서 두산으로 바꾼 이후 첫 우승이라 의미가 컸다. 두산은 그해 10월 20일 대구에서 열린 1차전에서 4-7로 졌다. 4-4로 맞선 8회말 이경필이 김태균(현 롯데 수석코치)에게 결승 적시타, 차명주가 김종훈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아 3점을 내준 게 뼈아팠다. 흐름이 완전히 삼성 쪽으로 기운 듯했다. 그러나 두산은 이틀 뒤 2차전에서 8회초 터진 장원진의 스리런 홈런 등을 앞세워 9-5로 승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틀 뒤인 10월 24일 3차전 11-9 승리로 기세를 올린 두산. 하루 뒤 4차전에서는 난타전 끝에 18-11 대승을 거뒀다. 3회말에만 김동주의 만루포, 안경현의 솔로포 등으로 무려 12점을 뽑아낸 게 결정적이었다. 5차전 4-14로 대패로 흐름이 끊기는가 싶었다. 그러나 6차전 6-5 한 점 차 승리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당시 두산 외국인 타자 타이론 우즈는 시리즈 성적 타율 3할 9푼 1리 4홈런 8타점 맹타로 우승에 기여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좋은 기억만 있었던 건 아니다.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2005년에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만났다. 그러나 10월 15일 대구 1차전(2-5 패배)을 내주면서 4연패로 고개를 숙였다.
2년 전인 2013년에는 아픈 기억이 있다. 두고두고 아쉽다. 그해 두산은 정규리그 4위로 준PO(넥센전 3승 2패), PO(LG전 3승 1패)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상대는 삼성이었다. 대구 1, 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고, 2승 1패로 앞선 상황에서 4차전까지 손에 넣었다. 그러나 5~7차전을 내리 내주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지금까지 상황은 2001년과 비슷하다. 두산은 2차전 선발투수로 더스틴 니퍼트를 예고했다. 올해 준PO와 PO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78 짠물투를 선보였다. 특히 NC 다이노스와의 PO 2경기에서는 16이닝 무실점 쾌투로 시리즈 MVP를 따냈다. 니퍼트를 앞세워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다면 역전 우승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전날(25일) 1차전에서 허경민의 홈런 직후 환호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사진 = 대구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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