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SK 와이번스는 2015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번으로 충암고 우완투수 조한욱을 지명했다. 하지만 올시즌 조한욱의 모습은 1군은 물론이고 퓨처스리그에서도 볼 수 없었다. 어깨 부상으로 재활에 전념했기 때문.
조한욱이 부상을 털고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SK 유망주들을 이끌고 미국 애리조나 교육리그에 다녀온 제춘모 코치는 가장 기대가 되는 선수로 조한욱을 꼽으며 "미래의 에이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고등학교에 이어 프로에서도 똑같은(?) 유니폼 입은 조한욱
조한욱의 1라운드 전체 4번 지명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충암고 에이스로서 뛰어난 투구를 이어갔으며 특히 주말리그 왕중왕전으로 펼쳐진 청룡기에서는 5경기 등판,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64로 완벽투를 펼쳤다. 때문에 조한욱을 SK 뿐만 아니라 여러 구단이 노렸다.
조한욱은 실력이 아닌 유니폼으로 주목을 받았다. 충암고 유니폼과 새롭게 바뀐 SK 원정 유니폼이 너무나 유사했기 때문. 29일 만난 조한욱도 "특히 바지는 거의…"라고 말끝을 흐리며 웃었다.
1라운드 지명 선수였기에 팀 기대도 컸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어깨 통증이 찾아온 것. 아마추어 시절 단 한 번도 아팠던 부분이 아니기에 조한욱 역시 당황했다. 결국 그는 시즌 대부분을 경기 경험 대신 일단 재활에 전념했다.
퓨처스리그 막판 고양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에 한 경기 뛴 그는 지난 9월 20일부터 애리조나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조한욱 본인과 SK에게 가장 다행스러운 점은 부상이 없다는 것. 조한욱은 "솔직히 많이 불안하기도 했다"며 "제춘모 코치님께서 이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해주셔서 신경 안 쓰고 던졌다. 하던 것을 찾으려고 집중했다"고 전했다.
▲ "어디에서든 내가 갖고 있는 것 보여주고 싶다"
조한욱은 교육리그에서 1군 선수들도 쉽사리 하지 못할 경험을 했다. LA 다저스 소속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는 야시엘 푸이그와 4차례나 상대한 것. 교육리그인만큼 상황에 맞게 유연한 경기 운영이 이뤄졌고 푸이그는 매 이닝 타석에 들어섰다.
첫 타석에 홈런을 허용한 뒤 두 번째 타석에서도 푸이그에 패했다. 세 번째 타석은 아웃이기는 했지만 잘 맞은 타구. 제춘모 코치는 네 번째 상대 때 조한욱을 교체하려고 했지만 그는 또 한 번 상대하겠다고 말했다.
제 코치는 "밖에서는 내성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승부근성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한욱은 기어이 네 번째 타석에서 병살타를 유도했다.
그렇다면 조한욱이 밝히는 푸이그와 상대한 소감은 어떨까. 그는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모르고 던졌다가 홈런을 맞았다. 세 번째부터는 던질 곳이 없더라. 푸이그를 상대하고 나서 힘 좋은 타자들을 상대하는 방법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어 4번째 대결을 자청한 것에 대해서는 "정해진 이닝이 있으니 거기까지는 던지고 싶었다"고 말한 뒤 병살타와 관련해서는 "계속 나와서 불쌍해서 쳐준 것 같다"고 웃었다.
한 달여간의 애리조나 교육리그를 마치고 22일 귀국한 그는 곧바로 일본으로 향한다. 11월 1일부터 열리는 가고시마 특별 캠프에 참가한다. 조한욱은 스피드 향상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현재 146~147km정도 나오는 가운데 150km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여기에 변화구도 더욱 연마할 계획이다.
조한욱에게 2016년은 사실상 프로 첫 시즌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역시 1군에서 활약하는 것이지만 일단 차근차근 단계를 밟을 계획이다. 목표에 대해 묻자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어디에서든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코칭스태프에게 증명하다보면 1군에서 활약하는 모습도 머지 않아 볼 수 있을 듯 하다.
[신인 지명 당시 조한욱(첫 번째 사진), SK 유니폼을 입은 조한욱(두 번째 사진). 사진=마이데일리DB, 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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