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은 한국시리즈 4차전을 잡은 게 상당히 의미 있다.
시리즈 전적을 3승1패로 만든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노경은을 마무리 이현승 앞에 믿고 투입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노경은은 선발 이현호에 이어 2회 구원 등판, 5⅔이닝을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과거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했을 때 가장 좋은 커맨드 그 자체였다.
노경은은 지난해와 올해 부침이 심했다. 김태형 감독은 항상 "구위는 문제가 없다"라고 했지만, 제구력이 너무 들쭉날쭉했다. 올 시즌의 경우 턱 관절 부상으로 뒤늦게 합류했고, 좋지 않은 개인사까지 겹치면서 투구에 기복이 더욱 심했다. 마무리를 맡았다가 2군에도 내려갔고, 롱 릴리프를 소화하기도 했다.
돌고 돌아 셋업맨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서는 3경기서 평균자책점 9.00으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NC와의 플레이오프서 2경기 평균자책점 2.25로 반전 가능성을 보였다. 김 감독은 그래도 불안한 노경은 대신 이현승을 조기 투입했다. 포스트시즌 특성상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노경은은 분명히 좋아지고 있었다. 김 감독은 이날 4차전서 다시 한번 노경은에게 기회를 줬다. 현실적으로 두산 불펜에서 믿을만한 투수가 없다. 함덕주, 오현택은 분명 경험 부족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더구나 이날 선발 이현호는 두산에서 가장 약한 카드. 매 경기 마무리 이현승이 2~3이닝을 소화할 수도 없는 노릇. 결국 노경은은 팀의 필요에 따라, 그리고 환경적 특성에 따라 다시 한번 절체절명의 승부처에서 등판했다.
노경은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자신의 역량을 100% 발휘했다. 최고 148km을 상회하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로 타격감이 떨어진 삼성타선을 압도했다. 두산의 4차전 승리의 최대 수훈은 누가 뭐래도 노경은이었다. 그는 이날 무려 92개의 공을 던졌다. 31일 5차전 등판은 쉽지 않다. 그러나 두산이 대구 6차전까지 치러야 할 경우 노경은은 어떻게든 중용될 수 있다. 김 감독의 신뢰를 끌어올렸고, 두산의 불펜 현실상 노경은은 꼭 필요한 카드다.
두산으로선 든든한 필승카드를 다시 손에 쥐었다. 승리 그 이상의 수확이다.
[노경은.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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