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저와 강동원은 시나리오를 읽고 곧바로 출연을 결정했어요. 오컬트적 소재에 한국의 느낌이 복합된 독특한 작품이어서 새로운 장르라고 생각했죠."
배우 김윤석이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에서 김신부로 변신했다. 하지만 김윤석이 스크린 속에서 구현해낸 신부의 모습은 기존의 진중하고 조용한 성직자의 모습과 달리 어딘가 형사같으면서도 깡패같은, 독특한 성격을 가진 김신부다.
김윤석은 '검은 사제들' 시나리오에 크게 매료돼 기내에서 이동하며 모두 읽었다. 이 작품의 근본이 된 장재현 감독의 단편 '12번째 보조사제'도 이미 봤던 터라, 상업영화로는 신인감독이지만 장재현 감독을 믿었고 흥미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김윤석이 재미를 느꼈던 부분은, 성당이나 거대한 건축물이 아닌 서울 한가운데 명동의 어두운 곳에서 일어난다는 그 자체의 현실적 모습이었다.
"소박한 데서부터 시작했던 것들이 마음에 들었어요. 사령이 씌인 영신의 대사들이 빙의가 돼서 하는 말이긴 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이어서 좋았고요. 인간이 인간을 불신하게 만든다는 말이, 공감이 됐고 마음에 들었어요."
김윤석은 신부 같지 않은 신부를 표현했고, 이는 김윤석표 껄렁함으로 완성됐다. 다른 사람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진중한 신부의 모습까지 다채롭게 표현해내 호평을 받고 있다. 김윤석은 시나리오에 적혀있던 '교단의 눈밖에 난 사람'이라는 짧은 단어를 스크린 속에 드러내기 위해 애를 썼다.
"결국 이 작품은 우등생이나 선택받은 사람들이 아니라 비주류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강동원이 연기한 최부제도 신학교에서 낙제생에 가까운 사람인데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를 해결하려는 내용이에요. 나와 (강)동원이는 시나리오를 다 읽고 곧바로 출연을 결정했는데, 그런 능력이 시나리오 안에 다 있었어요. 종교적인 부분을 대중성있는 이야기로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검은 사제들'은 사령이 빙의됐다는 오컬트적 소재로 할리우드 영화 '엑소시스트'와 비교되지만, 그 내면의 성격은 지극히 한국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신부들이 중심이 된 이야기라 할 지라도, 한 생명을 구해내기 위해 김신부는 내림굿을 부르기도 한다. 외국에서도 '검은 사제들'이 통할 수 있을지 묻자, 김윤석은 자신있는 눈빛을 보였다.
"구마예식(사령의 사로잡힘에서 벗어나게 하는 로마 카톨릭 교회의 예식)을 40분 동안 하는 작품은 없었을 거예요. 다른 영화들은 플래시백이 많은데 이 작품은 그 긴 시간동안 쭉 밀어붙이죠. 해외의 다양한 사람들도 굿을 하는 장면이나 명동의 어느 한 골목에서 벌어진다는 설정을 독특하게 볼거라고 생각해요. 제대로 한 판 몰았던 작품이니까요."
[김윤석.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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