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우정과 사랑을 여행과 음악으로 풀어내는 이야기의 정석을 따르지만 음악은 폭발한다.
뮤지컬 '고래고래'는 고등학교 시절 밴드 동아리였던 영민, 호빈, 민우, 병태 네 명의 친구들이 성인이 돼 각자의 삶을 살다가 오랜 꿈이었던 '자라섬 밴드 페스티벌'에 지원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극으로 네 명의 우정과 사랑을 여행과 음악으로 풀어낸 힐링 뮤지컬이다.
'고래고래'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한때는 함께 밴드의 꿈을 꿨던 친구들이 세상에 치여, 사랑에 치여, 현실에 치여 서로에게 소홀해지고, 오해 속에 살아간다. 그러나 결국 네 사람을 연결해줬던 음악으로 다시 뭉치게 되고 결국 그 안에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되찾는다.
이들이 다시 자신의 모습을 찾는 과정에선 웃음도 있고 눈물도 있다. 갈등과 화해 속에서 좌절과 희망도 함께 한다. 이 과정이 여타 작품들과 별 차이 없이 무난하게 흘러간다. 이야기의 정석을 따르는 것이다.
캐릭터 성격 역시 무난하다. 결혼 직후 다시 꿈을 찾아 나선 키보디스트 민우,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슬픔으로 실어증을 앓고 있는 밴드의 실질적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영민, 무명배우에 자존심만 세지만 결국 우정과 음악을 택하는 드러머 호빈, 형들과 어울리며 아마추어 밴드 생활을 하는 게 삶의 낙인 밴드의 막내 베이시스트 병태가 각기 다른 성격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네 명의 주인공과 함께 호빈의 매니저, 방송국 CP의 강요로 억지로 밴드의 횡단여행에 합류해 촬영하는 지역방송국 피디 혜경과 카메라맨 역시 적당히 갈등과 화합의 장을 제공하며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든다.
그러나 단순한 이야기와 캐릭터를 특별하게 만드는데는 '고래고래'만의 음악이 있기에 가능하다. '고래고래'는 5인조 라이브 록 밴드가 연주하는 버스킹의 서정적인 선율과 콘서트의 신나는 사운드가 어우러져 있다.
목포에서 자라섬까지 이동하며 버스킹 하는 밴드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매 순간이 음악이다. 마치 함께 여행하는 듯 하다. 각자의 꿈과 사랑, 우정이 음악으로 표현되고 치유된다. 음악적 장점이 뛰어난 배우들로 인해 듣는 재미도 더 커진다.
덕분에 관객들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가 완성된다. 차분한 록발라드부터 흥을 돋구는 넘버까지 다양하다. 뮤지컬 관객인 동시에 콘서트 관객이 된 듯 무대 위 배우와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것 역시 '고래고래'의 장점이다.
단순한 이야기로 어려움을 주지 않고, 캐릭터를 특화시켜 매력을 높인다. 전체적으로는 음악을 강점으로 내세워 관객들에게 꿈꾸는 자의 희망을 전한다.
뮤지컬 '고래고래'. 공연시간 150분. 11월 15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 문의 1577-3363.
[뮤지컬 '고래고래' 공연이미지. 사진 =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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