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 패장도 가끔은 아름답게 빛날 때가 있다.
지난 3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에서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대13으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두산에 챔피언 자리를 내줬다. KS 들어 1승 후 4연패로 통합 5연패를 노리던 류중일 감독에게는 꽤나 멋쩍은 스코어였을 터였다.
물론 시리즈 개막전부터 류중일 감독에게 상황은 좋지 않았다. 팀 마운드의 주축인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해외 불법 원정 도박 혐의로 엔트리에서 제외 된 것. 그래도 10개구단중 최강 타선이 있었기에 대등한 승부를 펼칠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예상 밖 1승4패의 참패로 정상을 내준 류중일 감독의 마무리 행보는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류 감독은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프로는 1등이 돼야 한다. 2등 하니 이상하다. 4년간 우승했지만 올해 실패했다. 두산 우승을 축하해주러 가봐야 한다"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류중일 감독의 다음 행보를 예측한 사람은 없었다. 지금까지의 여타 다른 팀처럼 침통한 표정으로 선수단과 함께 쓸쓸히 야구장을 빠져날 것으로 예상했던 일부 팬들과 관계자들은 깜짝 반전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류 감독은 시상식이 열리자 3루 더그아웃 앞에서 줄 지어 선채 우승 시상식을 끝까지 지켜봤다. 2등 시상식은 예정에 없었는데도 말이다.
시상식은 메달과 우승 트로피 전달식에 이어 선수단의 삼폐인 파티까지 20분 여간 두산의 축제 마당이었다. 류 감독은 두산의 한바탕 축제가 끝난 뒤 김태형 감독에게 우승 축하 악수까지 하고 구장을 떠났다.
류중일 감독은 비록 통합 5연패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역대 어느 명장들도 보여 주지 못한 아름다운 패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귀감이 됐다. 시즌 내내 최선을 다하고 정정당당히 챔피언에 오른 팀은 팬들은 물론 목전까지 치열하게 경쟁했던 2위 팀으로부터도 축하를 받아야 마땅하다. 그것을 해낸 감독은 역대 류중일 감독 밖에 없다.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지승훈 기자 jshyh0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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