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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용인 김진성 기자]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이 여자농구 데뷔전서 쓴맛을 봤다.
임근배 감독은 현대에서 현역 생활을 마친 뒤 유재학 감독과 신세기, 모비스 코치 시절 14년간 함께했다. 국내 최고의 명장 유 감독을 오랜 기간 모시면서 '만수 DNA'를 체득했다. 2012-2013시즌을 끝으로 개인사정상 모비스를 떠났지만, 농구관계자들은 임근배라는 농구인이 언젠가는 다시 현장에 돌아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코치로 10년 넘게 경험을 쌓으면서 준비된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만한 감독감이 없다는 평가도 있었다. 결국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이호근 감독과 결별한 삼성생명이 임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삼성생명은 임 감독이 삼성생명의 오랜 숙원인 리빌딩을 완성해줄 적임자라고 봤다. 결국 임 감독은 코치로서는 KBL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감독으로는 WKBL에서 데뷔하는 특이한 이력을 남기게 됐다.
2년만에 현장에 돌아온 임 감독. 그것도 생애 처음으로 여자선수들을 지도하게 됐다. 적응기가 필요했다. 남자농구보다 2~3배 느린 템포, 부족한 전술이해도와 운동능력 등을 감안해야 했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남자농구보다 여자농구 지도자가 훨씬 더 고충이 많다. 그래도 임 감독은 이왕 감독으로서 삼성생명에서 새 출발하기로 한 만큼, 제대로 선수들을 이끌기로 했다.
비 시즌을 거치면서 여자농구 관계자들 사이에서 "삼성생명이 많이 좋아졌다. 다크호스"라는 말이 나왔다. 임 감독의 지도력이 삼성생명에 성공적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남자농구든 여자농구든 농구는 어디에서든 농구다. 마침 삼성생명은 박하나 배혜윤 등이 최근 1~2시즌을 통해 알껍질을 깨고 나왔다. 고아라 박태은 유승희 최희진 등 오랜 기간 성장하지 못하거나 반드시 팀 주축으로 활약해야 하지만, 2% 부족한 기량을 지닌 선수가 많다.
개막전서는 쓴맛을 봤다. 삼성생명은 예전의 삼성생명이었다. 이미선을 제외한 대부분 선수는 부족한 기량 그대로였다. 키아 스톡스, 앰버 해리스 등 두 외국선수는 우리은행 양지희와 사샤 굿렛의 골밑 공격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기본적인 제공권에서도 우리은행에 압도를 당했다. 우리은행과 똑같이 맨투맨을 사용해도, 전투력과 적극성에서 뒤떨어졌다. 이미선이 벤치에서 쉴 때 볼 흐름은 매끄럽지 못했다. 스크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우리은행의 스크린에 의한 외곽공격도 원활하게 제어하지 못했다.
임 감독은 벤치에서 팔짱을 끼고 선수들을 지켜봤다. 경기 중 선수들에게 세밀하게 이것저것 지시하기보다는 작전타임 때 차분하게 선수들에게 지적하는 스타일이었다. 수비변화도 그렇게 많이 주는 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3쿼터 이후 심기일전한 삼성생명은 4쿼터 중반 앰버 해리스를 앞세워 맹추격했다. 우리은행의 느슨한 골밑 수비를 틈타 10점 안쪽으로 추격했다.
그러나 결국 패배했다.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턴오버가 나왔고, 리바운드도 빼앗기며 흐름을 완전히 빼앗아오지 못했다. 임 감독의 WKBL 데뷔전도 패배로 끝났다. 다만, 단 1경기로 임 감독과 삼성생명을 평가 절하 할 수는 없다. 삼성생명의 비 시즌 준비에 대한 외부 평가는 분명 좋았다. 임 감독 지도 스타일과 삼성생명의 올 시즌 경기력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듯하다. 어쨌든 임 감독으로선 디펜딩챔피언 우리은행으로부터 여자농구가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호된 WKBL 감독 신고식이었다.
[임근배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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