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몬스터 헌트’는 중국영화가 얼마나 비약적으로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결합이라고 해 퀄리티 낮은 영화를 예상했다면 오산. 언제 이렇게 발전했나 싶을 정도로 놀랄 만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몬스터 헌트’는 전설 속 몬스터의 마지막 혈통인 우바를 지켜내기 위한 인간과 몬스터와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다룬 영화다. ‘슈렉의 아버지’로 알려진 라맨 허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바이바이 허, 정백연, 탕웨이, 증지위, 오군여 등이 출연했다.
이 영화의 가장 특별한 점은 알맹이는 중국에 기반을 두지만 외양은 할리우드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중국 고전인 ‘산해경’과 ‘요재지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는데, 할리우드의 기술력이 더해진 덕에 ‘중국=무협영화’라는 고정관념을 지닌 한국 관객이라면 색다른 중국영화를 보는 생소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런 결과를 내기까지 라멘 허 감독의 연출력이 한 몫을 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터로 활약하며 쌓아 온 20여년의 노하우를 녹여냈다. 중국에서는 이런 라멘 허 감독에게 서극 감독 이후 CG에 가장 능한 감독이며 중국 영화의 수준을 몇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내렸다.
여기에 과장된 중국 특유의 연기스타일이 ‘몬스터 헌트’의 판타지적 요소와 접목돼 웃음 포인트가 된다. 또 귀여운 캐릭터와 어렵지 않은 스토리, 뮤지컬을 보는 듯 중간 중간 등장하는 요괴들의 단체 군무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요괴 왕자인 우바의 경우 정지된 컷들을 보는 것보다 움직이는 모습이 훨씬 사랑스럽다.
이와 함께 고정관념을 깨고 여자가 아닌 남자가 우바의 알을 품는 임산부(?)가 된다는 점, 요괴와 사람의 대결을 그리지만 폭력적이지 않다는 점, 어른과 아이 모두가 웃으며 볼 수 있는 유쾌한 영화라는 점 등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푼수로 변신해 신스틸러 매력을 발산하는 딜러 역의 탕웨이의 모습도 색다른 재미다.
아쉬운 건 ‘몬스터 헌트’의 개연성 없는 스토리다. 하지만 이 영화의 스토리가 촘촘히 짜였느냐는 ‘몬스터 헌트’를 즐기는데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듯 싶다. 스토리 보다는 비주얼, 영화의 메시지에 더 치중한 영화가 ‘몬스터 헌트’다. 또 영화 ‘E.T’에서 외계인과 인간이 검지를 맞댄 채 교감하는 모습 등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들이 등장하는데 집중력을 크게 흩트릴 만한 수준은 아니다.
중국영화의 발전된 오늘을 볼 수 있는 ‘몬스터 헌트’는 중국 내에서 65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최다 관객 동원이라는 신기록을 썼다. 또 박스오피스 수익만 43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중국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의 구미에 맞는 스타일로 완성된 ‘몬스터 헌트’가 한국 관객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12일 국내 개봉.
[영화 ‘몬스터 헌트’ 포스터와 스틸. 사진 = 와우픽쳐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