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실 예상하지 못한 강판이었다.
도미니카공화국 왼손 선발투수 루이스 페레스는 괴력을 뽐냈다. 11일 한국과의 프리미어12 B조 2차전서 선발 등판, 6이닝을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김인식호 타선은 6회까지 페레스에게 완벽히 끌려다녔다. 빠른 볼과 슬라이더 조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준비가 덜 됐다기보다는, 페레스의 이날 투구 컨디션이 매우 좋아 보였다.
페레스는 6이닝을 단 66개의 공으로 막아냈다. 이닝당 정확히 11개의 공만을 소비했다. 페레스가 생소했던 한국 타자들은 공격적으로 타격했고, 그마저도 잘 맞은 타구는 상대 호수비에 걸렸다. 한 마디로 일본전에 이어 여전히 꼬이는 형국이었다. 정황상 페레스의 완투완봉도 가능해 보였다. 그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다.
그런데 도미니타공화국 미겔 테하다 감독은 1-0으로 앞선 7회초 시작과 동시에 투수를 론돈으로 바꿨다. 페레스와 똑같은 왼손투수였다. 결과적으로 이 투수교체는 도미니카공화국에는 재앙을, 한국에는 전화위복을 불러일으켰다. 한국 타선은 론돈, 페르민, 데폴라를 완벽히 두들겨 7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갈랐다.
페레스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메이저리그 토론토에서 뛰었다. 그 당시에도 78경기서 선발 등판은 4경기에 불과했다. 올 시즌에도 마이너리그 37경기서 선발로 3경기 등판에 불과했다. 전형적인 불펜형 투수였다. 정황상 도미니카 벤치는 페레스가 너무나도 잘 던졌지만, 6이닝 66구 정도가 한계라고 판단한 듯하다. 물론 불펜에 대한 믿음이 두터웠을 수도 있다.
다만, 페레스가 아무리 선발 경험이 많지 않다고 해도 5~6회 구위는 경기 초반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정황상 한국 타선은 7~8회에도 끌려갈 확률이 높았다. 어쨌든 투수교체는 결과론으로 평가 받는다. 한국으로선 테하다 감독의 투수교체가 전화위복이 됐다. 도미니카공화국의 투수교체 실패로 한국이 귀중한 대회 첫 승을 거뒀다.
[페레스. 사진 = 대만 타오위엔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