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윤욱재 기자] 상대 에이스의 일방적인 투구를 바라보는 감독의 심정은 어떨까. 그것도 결승행 티켓이 걸린 경기라면.
한국과 일본의 프리미어 12 준결승전이 열린 19일 일본 도쿄돔. 누가봐도 한국이 지는 경기였다. 오타니 쇼헤이에게 설욕을 다짐했지만 오타니는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한국 타선을 제압했다. 160km까지 나온 강속구는 더 힘이 실렸다. 방망이로 건드리는 것 조차 어려웠다. 결국 7회초 정근우의 중전 안타로 겨우 첫 안타를 신고했다.
오타니가 강판되고 나서도 8회초 득점이 없었다. 한국에게 남은 기회는 단 한번 뿐이었다. 0-3으로 뒤진채 맞은 9회초 공격. 이때 벤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타로 나온 오재원은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또 한번 대타 카드를 꺼낸 한국은 이번엔 손아섭을 내세웠다. 손아섭 역시 중전 안타.
완전히 가라 앉았던 한국 덕아웃의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정근우가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로 1점을 내자 그 분위기는 더 뜨거워졌다. 이용규는 자신이 몸에 맞았음을 주심에게 확인한 뒤 힘차게 1루로 걸어갔다. 무사 만루가 된 것이다. 김현수는 흔들리는 상대 투수의 투구에 침착하게 대응해 밀어내기 볼넷을 골랐다.
이제 동점까지 1점차. 이미 분위기는 한국으로 넘어온 상태였다. 이대호의 좌전 적시타로 주자 2명이 득점했고 한국은 그렇게 4-3으로 그림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믿음과 뚝심, 두 가지 키워드로 대표되는 김인식 감독의 리더십이 또 한번 빛을 발한 경기였다. 사실 김 감독은 득점 기회를 예감하고 있었다. 경기 후 방송사 인터뷰를 마치고 기자회견실로 들어가기 직전, 관계자들이 김 감독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야구라는 게 이렇게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는 김 감독은 "기회가 한번은 올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그 한번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이미 준비하고 있었음을 말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단 한번의 기회'를 노렸던 '타짜 김인식'의 작전이 한국을 축제로, 일본 열도를 충격으로 빠뜨렸다.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국민감독'의 노림수였다.
[김인식 감독이 19일 오후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진행된 야구 국가대향전 '프리미어 12' 대한민국 vs 일본의 준결승 경기전 훈련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 = 일본 도쿄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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