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 인재가 아닌 괴물을 키우는 우리의 교육 현실 (종합)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KBS 2TV 드라마스페셜 2015 시즌3의 다섯 번째 작품 '아비'(극본 유정희 연출 김신일)가 현 교육 시스템의 문제점을 꼬집는다. 인재가 아닌 괴물을 키우는 지금의 교육 현실을 입시대리모라는 소재를 차용해 낱낱이 들여다보고자 한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아비' 기자간담회에는 김신일 PD를 비롯해 배우 신은정 곽동연 고보결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김 PD는 "우리 드라마는 소재적으로는 대치동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교육의 일번지인 대치동에서 일어날법한 이야기다"라고 '아비'를 소개했다.

'아비'는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입시대리모 지혜(신은정)와 이를 알고도 눈 하나 깜짝않고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전력투구 하는 아들 선우(곽동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그동안 좀처럼 드라마에 등장하지 않았던 입시대리모라는 독특한 소재를 이용해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펼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김 PD는 "극중 신은정 씨가 연기하는 민지혜라는 입시대리모가 실제 존재한다. 자신의 성공 경력을 가지고 입시 전형과 관련한 모든 일을 가이드하는 것"이라며 "만약 모든 욕망들이 충돌하는 곳에서 비일상적인 일이 벌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과연 공부만 하는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 아이들이 엄마의 살인에 어떤 리액션을 보일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 아이들의 반응 자체가 아이답지 않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다. 인간이 가지는 감정인 연대의식이라든가, 아픔 이런게 유리돼 있다. 그 배경에는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있다고 본다"며 "모순이 압축적으로 집약된 교육 제도가 공동체나 연대의식, 타인과의 교감 등이 결여된 학생들이 앞서 언급한 비일상적 사건을 접했을 때 보이는 반응들이 우리 드라마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시대리모 민지혜 역을 맡은 신은정은 "'아비'의 대본이 재밌었다. 그리고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며 출연 이유를 밝히고는 "저도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저는 실제 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나 고민되기도 한다. 입시나 사교육에 휩쓸리지 않고 소신대로 뭔가 해나갈 수 있는 학부모가 되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학생을 둔 시청자라면 분명히 공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PD는 "배우분들이 연기를 정말 잘해주셨다. 모자(母子) 케미도 잘 살았다"며 "학생인 유경과 선우의 케미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두 학생의 눈망울이 커서 감정이입이 잘 됐다. 유사 연인같은 케미가 재밌을 것이다. 미묘한 멜로들이 있는데, 보통의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름이다. 아마 보시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높은 몰입감을 선사할 '아비'는 오는 21일 오후 11시 35분에 방송된다.

[왼쪽부터 김신일 PD, 고보결 신은정 곽동연.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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