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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육룡이 나르샤'의 유아인과 이성계가 조선 건국이라는 과녁을 향해 활을 쏘아 올렸다.
8일 밤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20회에서는 요동 정벌 선포 그 이후가 그려졌다.
이날 이방원(유아인)은 최영(전국환)이 요동 정벌을 꾀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말이 안 된다"며 "이건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방원의 아버지인 이성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영이 요동으로 원정 전쟁을 가자고 말하자 이성계는 군량미, 역병 등을 이유로 들며 요동 정벌을 반대했다. 우왕(이현배)의 하교에도 "이는 아니 될 일"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왕이 칼로 이성계의 목을 베려해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최영은 "대업을 위해 희생이 필요하다. 요동 정벌에 희생될 병사를 생각하지 말고 요동 정벌 후 살아나갈 더 많은 후손을 생각하라"고 말했다. 이런 말을 들은 이성계는 그의 마음속에 사심이 없지만 백성 또한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그럼에도 이성계는 군인은 군령이 떨어지면 따르는 것이라며 합당치 않은 명령에도 복종을 결심했다.
이방원(유아인)은 활을 쏘며 조영규(민성욱)로부터 당시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이방원은 신궁 이성계의 아들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흔들림 없는 활솜씨로 과녁들을 명중 시켰다. 세 발의 화살을 모두 과녁에 명중시킨 이방원은 "드디어 때가 오고 있어"라고 말했다. 새로운 나라의 건국을 도모해야 하는 시기가 바로 그가 말한 때. 정도전과 만난 이방원은 "결국 결행하는 것입니까"라고 물었고, 정도전은 "그래. 정변이다"라고 말했다.
정변으로 가는 길을 쉽지 않았다. 정도전이 정변이라는 계책을 내놨음에도 이성계가 최영을 추포하는 정변이 아닌 요동 정벌을 택했기 때문. 결국 이성계는 참화가 예정돼 있음에도 요동 정벌을 위해 길을 떠났다.
이런 아버지를 본 이방원은 정도전에게 "아버지께서는 절대 배신을 못하시는 분입니다. 해서 그것이 최영 장군에 대한 배신이든, 고려에 대한 배신이든 그건 우리가 해드려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정도전은 "모든 것을 우리가 해드린다고 해도 그 결심만큼은 우리가 할 수 없다 하지 않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이성계 역시 이방원과 같은 과녁을 겨눴다. 요동 정벌을 위해 진군했지만 폭우에 압록강의 물이 불어나 죽어나가는 병사들이 속출했다. 도하에 성공한다 해도 군량미가 문제였다. 여기에 역병까지 돌았다.
왕과 최영이 이런 이성계를 압박했다. 회군을 요청했지만 왕은 하루 빨리 압록강을 도하해 요동성으로 진군하라는 교지를 내렸다. 교지를 가져 온 김환은 "어찌하여 이래도 꾸물대고 있는 것이냐"며 "최영 대장군께서 이리 전하라고 하시더이다. '어려움 없는 전장은 없다'"고 말해 이성계를 분노케 했다.
때마침 가별초가 탈영병을 잡아 왔다. 이성계가 국명으로 집행하라 명을 내리자 탈영병들이 아우성을 쳤다. 여기에 충길이 이성계의 결심에 불을 지폈다. 충길은 과거 왜군인 척 하며 다른 백성을 수탈하던 인물로, 이성계가 다른 이들의 목숨을 살리면서 속죄하라며 가별초로 받아 들였다.
충길은 "자식 살리겠다고 가짜 왜구질까지 한 이놈을 살리시면서 장군께서 뭐라 하셨소. 내 자식 뿐 아니라 다른 사람 자식들, 식구들 모두 살리면서 속죄하라고 가별초에 남기셨소. 그런데 이게 뭡니까. 여기 5만명의 남의 집 자식이 있습니다. 이들에겐 10만명의 어머니, 아버지가 있습니다. 이 전쟁 계속하면 10만 부모에게서 5만명의 자식을 빼앗는 것"이라며 "그 피눈물을 어찌하시려고 이러십니까"라고 절규했다.
무휼(윤균상) 역시 요동 정벌이 아니라 정변을 택했어야 했다며 "아우들을 살려주세요. 여기 위화도에 와 있는 아우님들, 형님들 제발 좀 살게 해주세요"라고 울면서 호소했다.
이성계의 마음의 움직였다. 최영에게 가족들이 인질로 연금돼 있었지만 백성을 택했다. 자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말한 이성계는 왕의 교지를 들고 온 김환을 추포하라 명했다. 그리고 "나 이성계는 압록강을 건너지 않을 것"이라고 소리쳤다. 위화도 회군이 시작되는 것. 아버지 이성계와 아들 이방원이 조선 건국이라는 과녁을 향해 한 발 나아갔다.
[사진 = SBS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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