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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외국선수의 맞대결이 볼 만했다.
9일 고양체육관. 오리온과 KCC의 4라운드 첫 경기. 변수가 많았다. 장, 단신 외국선수 동시출전이 3쿼터에서 2~3쿼터로 확대된 첫 날이었다. 많은 예상이 있었다. 결국 외국선수들의 역량이 각 팀의 경기력과 경기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건 분명하다. 외국선수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
그런 점에서 KCC 안드레 에밋과 오리온 제스퍼 존슨의 득점 맞대결은 볼 만했다. 두 사람은 이날 양 팀의 득점을 이끌었다. KBL에서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은 단신 테크니션 에밋은 이날 역시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했다. 평소보다 컨디션이 더 좋아 보였다. 애런 헤인즈의 일시대체 선수로 KBL에 복귀한 존슨도 여전히 100% 몸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컨디션과 경기감각이 많이 올라왔다.
두 사람은 직접적으로 매치업이 되지 않더라도, 거의 계속 코트에서 함께 뛰었다. 에밋은 전반전까지 다득점을 이끌면서도, 팀 공격 밸런스를 거의 깨지 않았다. 에밋의 숨겨진 장점인데, 탁월한 개인기로 득점도 제대로 해내지만, 동료들의 득점도 적절히 도울 줄 안다. 3쿼터 도중 돌파하다 수비가 붙자 하승진에게 절묘하게 건네는 장면, 외곽의 김태술, 전태풍 등에게 내준 시원스러운 킥 아웃 패스 등이 일품이었다. KCC가 중상위권서 버티는 결정적 원인.
물론, 득점력 자체가 가장 돋보였다, 오리온은 허일영, 장재석 등을 연이어 붙였으나 에밋은 숄더 페이크 혹은 지그재그 스텝 1~2차례에 손쉽게 수비수들을 벗겨냈다. 일단 한 명을 손쉽게 제치니 슛, 돌파, 패스 등을 자유자재로 택할 수 있다. 에밋은 훅슛, 돌파에 의한 덩크, 중거리슛을 자유자재로 선택, 오리온 수비망을 농락했다. 슛, 패스, 돌파 타이밍이 일정하지 않으니 오리온이 수비하기가 어려웠다. 오리온은 급기야 지역방어를 시도했지만, 에밋은 여유있게 해체했다. 다만, 에밋이 긴 시간 공을 만지면서 경기 막판에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이 줄어드는 부작용은 있었다. 오리온은 경기 막판 장재석이 에밋을 그럭저럭 잘 막아냈다.
존슨의 경기력도 많이 올라왔다. 게임체력이 완전하지 않아 후반전만 되면 백코트가 원활하지 않았다. 이날 역시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후반전 공헌도도 나쁘지 않었다. 잭슨과 적절히 시간 배분을 하면서, 높은 생산력을 뽐냈다. 본래 존슨은 과거 KTF, SK, 삼성 시절에도 부드러운 슛 터치와 좋은 패스 센스가 돋보였다.
오리온은 4쿼터 중반까지 잭슨을 주로 활용했다. 하승진을 앞세운 KCC에 기동력 우위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 반면 KCC는 4쿼터에 이견 없이 에밋이 출격했다. 에밋은 불규칙한 타이밍에 훅슛을 넣는 등 득점쇼를 이어갔다. 경기종료 1분17초전 조 잭슨의 공을 감각적으로 스틸, 속공 득점을 시도했으나 장재석의 블록에 막혔다. 하지만, 1점 뒤진 34.2초전 파울을 얻어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 직접 KCC의 역전을 이끌었다.
반면 존슨은 4쿼터에는 거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문태종이 상대적으로 더욱 빛났다. 결국 존슨은 20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경기를 마쳤다. 4쿼터에 보여준 게 없었지만, 그래도 KBL 복귀 후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반면 에밋은 1점 뒤진 경기종료 직전 마지막 공격을 시도했으나 무위로 돌아가며 고개를 숙였다. KCC는 패배했지만, 에밋의 위력은 빼어났다. 그는 39점을 퍼부었다. 개인기록은 에밋의 승리, 그러나 오리온이 승리하면서 존슨도 웃었다.
[에밋(위), 존슨(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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