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생고생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그런데 또 하니까 되더라고요. 당분간 산은 안타는 걸로 할게요.(웃음)"
황정민의 고생담을 듣고 있노라면, 난 그만큼 열심히 살고 있었는지 자연스레 반성을 하게 된다. 배우는 선택받는 직업이라 하지만, 황정민은 선택받은 역할에서 처절하리만큼 너무도 열심히 노력한다. 후배 배우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는 법도 없다. 그저, "내가 죽어라하면 후배들 또한 그렇게 안할 수 없지 않겠나"라며 미소만 지을 뿐이다.
"산악 영화를 찍는데 그정도 고생은 감수했어요. 배우 황정민으로 바라보는게 아니라 산악인으로 스크린 속에서 관객들을 설득 시켜야하는 작업이니까요. 산에서는 공기도 부족하고 많이 소리도 지르니까 당연히 목이 쉬는데, 그걸 표현하기 위해서 미친 사람처럼 산에서 소리를 질러댔더니 3일째 되는 날 목이 완전히 가더라고요.(웃음) 목 쉰건 또 다시 돌아오니까 그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고요."
황정민은 배우들과 '히말라야' 촬영 전 등산학교에 가서 여러 산악 장비들을 공부하고 명칭을 익혔다. 한 달 간 특훈 수업을 받았고, 빙벽을 타는 것도 배우며 산악인으로서 점차 다가갔다. 이에 산 타기는 이제 무리가 없었지만, 실제로 프랑스 몽블랑에서의 촬영은 실전인지라, 무섭게도 느껴졌다. 안전요원들이 있어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지만, 기존 한국영화들의 레퍼런스가 없어 모든 것이 새로운 시도였다.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촬영 장소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가더라도, 거기서 크레바스까지는 1시간 반 정도 직접 가야했어요. 여자 스태프들은 자기 가방만 들게 했고 제가 제일 큰 짐을 지고 출발하면 다른 배우들도 다 그렇게 들어야 했어요. 알아서 메고 오라고.(웃음) 일주일 내내 그렇게 촬영을 했는데 정말 너무나 힘들었어요."
'히말라야' 팀은 60여 명이 스태프들이 3미터 간격으로 몸을 줄로 묶고 무사히 산장으로 오며 더욱 단단한 결속력을 다졌다. 황정민이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눈물을 보였던 까닭도 거기에 있었다. 자신도 모를 촬영에 대한 부담감과 중압감, 그리고 혹시나 부상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이 스스로를 짓누르며 몇 달 간 촬영을 했기 때문이다.
"고생에 대한 건, 촬영 끝나면 다 잊혀지니까 괜찮아요. 특히나 '히말라야'는 결과물이 아주 잘 만들어져서 만족스럽고 배우, 스태프들과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뜨거움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뿌듯한 작업이었어요. 이제 관객들의 몫이죠."
[황정민.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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