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엄홍길 대장 역, 당연히 부담이 됐죠. 신격화하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한 인간으로서, 엄홍길 대장 또한 분명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중점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배우 황정민은 올해 영화 '국제시장', '베테랑'으로 연타석 만루홈런을 쳤다. 두 영화 모두 천만을 거뜬히 넘으며 황정민은 '믿고 보는 배우'라는 연기파 배우에서 '쌍천만배우' 타이틀을 얻으며 흥행마저 완벽한 배우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황정민은 두 작품에 이어, 영화 '히말라야'(감독 이석훈)로 올해 세 번째 천만에 도전한다. 무려 6개월간 '히말라야' 촬영에 매진했던 그는 실존인물인 엄홍길 산악대장 역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황정민은 관객들에게 설득시키기 위해, 엄홍길 대장이 되어야했다.
"산악인들만의 분위기가 있었어요. 실제로 8천미터에 가면 삶과 죽음에 직면해있는 거예요. 그런 얘기들은, 어찌보면 그들의 치부를 드러낼 수 있는 거였죠. 어떻게 잘 살고 죽느냐가 아니라 단순히 죽고 사는, 생사의 문제였어요. 인간이 정말 단순해지고 왜소해지는 거예요. 그 안에서 치부를 드러내기 힘들텐데, 많이 도와주셨어요."
엄홍길 대장은 자신을 연기한다는 황정민을 만나서도 별 말이 없었다. 황정민은 "어떠한 조언도 없었다"라며 그저 술을 마시며 마음을 나눴다고 밝혔다. 그럴 것이, '히말라야'는 단순히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다큐가 아니라 실제로 히말라야에서 실종된 대원들을 구조하러 가는 팀의 이야기로, 뜨거운 가족애와 우정을 그린 영화다.
"인물 자체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긴 한데 엄 대장님도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동료, 대장으로서 데리고 갔는데 누구 한 명이 잘못해서 사고가 나서 죽으면, 대장으로서 책임이 생기니까 어떨 때는 성질도 내는 캐릭터로 만들었죠. 엄홍길 대장님은 네 번째 만났을 때도 별 말씀은 안하셨어요. 그 일로 인해서 상처들이 많으셨어요. 실제 언론에서는 다른 사람만 부각되고, 그래서 이 영화도 시작이 됐다. 그것도 잘 모르고 있다가 찍으면서 엄홍길 대장이 힘들고 외로웠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뭔가 접점이 생긴거죠."
'히말라야' 촬영은 약 60여 명의 스태프와 배우들이 직접 네팔과 프랑스 몽블랑을 가서 이뤄진 작업이었다. 극 중 장관이 펼쳐지는 모습들은 모두 '히말라야' 팀들이 그야말로 생고생을 해 만들어낸 그림들이었다. 황정민은 '히말라야' 극 안에서는 엄홍길 대장으로서, 촬영으로서 또한 선배로서 팀 전체를 이끌어나가야 했다. 엄홍길 대장과 맞닿아있었다.
"실제로 네팔에 올라가면서, 단 한번도 산에 안가본 여자 스태프들까지 60명이 다 그 기간에 끝나야 하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뭔가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 안에서 오는 동료애, 대장으로서 선배로서의 역할이 선두로 엄홍길이라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제가 뒤쳐지면 모든 팀이 와르르 무너진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짐 하나라도 더 먼저 들고 어떨 때는 다그쳐가면서 촬영을 했어요. 정말 위험할 수 있는 곳이었으니까요. 한 사람도 부상없이 무사히 끝나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요."
황정민은 '히말라야'가 산 영화가 아니라고 말한다. 산이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표현한다. 이는 정상을 향해, 정복하기 위해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이미 꽁꽁 얼어 죽어있는 시신을 운구하기 위해, 사람을 보고 가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 또한 "그럼 산에서 삽니까, 내려가야지"라는 엄홍길 대장의 장면이다. 황정민은 윤제균 감독과 '국제시장'에서 보여준 뜨거운 열정과 인간애를, 윤제균 제작 영화 '히말라야'에서 또한 여실히 보여준다.
[황정민.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