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기를 보고 있다."
KCC는 10월 신인드래프트 당시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삼일상고 3학년 송교창(199.5cm)을 1라운드 3순위로 지명했다. KBL 신인드래프트 역사상 고졸신인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 하지만, 송교창이 그간 KBL 문을 두드렸던 고졸신인들 중에서 최대어인 건 확실하다. 그는 청소년대표팀을 두루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은 고교 최고 슈터.
9월 24일자('KBL행 선언' 고교생 송교창 향한 다양한 시선들) 기사를 통해 송교창을 한 차례 소개했다. 송교창은 장신이면서 내, 외곽 공격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 포워드. 중학교 1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지만, 탁월한 센스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줬다. 명문 대학들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송교창은 과감히 프로직행을 선언했다.
KCC 추승균 감독은 아직 송교창을 1군에 데뷔시키지 않았다. 송교창은 현재 D리그에서 뛰고 있다. 1군에 비해 수준은 떨어지지만, 6경기서 평균 31분43초간 18.2점 7.8리바운드로 괜찮은 기록을 냈다. 추 감독은 송교창을 천천히 1군에 데뷔시킬 계획이다. 9일 오리온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그는 "시기를 보고 있다. 조만간 뛰게 할 것이다"라고 했다.
▲심리적 데미지
추 감독은 왜 송교창의 정식데뷔를 늦춘 것일까. 그는 "바로 들어가면 데미지를 받을까봐"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발언에는 고교와 프로의 격차가 고스란히 함축됐다. 일반적으로 고교와 대학, 대학과 프로의 격차는 분명하다. 하물며 고교와 프로의 격차는 엄청나다. 선수들의 테크닉과 파워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실제 송교창은 200cm에 육박하는 신장에도 불구하고 몸무게가 80kg대에 불과하다. KCC 입단 후 꾸준히 벌크업을 하고 있지만, D리그서도 힘 있는 국내 빅맨들과의 자리 싸움이 쉽지 않다. 더구나 현재 KBL에서 사용하는 각종 변형 지역방어 시스템은 고교생 송교창이 전혀 겪어보지 못한 것이다.
KBL 10개구단 국내 3~4번 라인업을 보면 송교창보다 구력도 길고 노련하며, 파워가 빼어난 선수가 즐비하다. 추 감독은 이런 현실에서 송교창이 당장 KBL에 데뷔하는 건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했다. 그가 언급한 데미지는 그 격차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상실감을 의미한다. 중, 고교 시절 엘리트 코스를 밟았던 송교창이 고교와 프로 1군과의 엄청난 격차에 자칫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걸 우려한 것이다. (대부분 지도자는 농구선수의 리그 적응과 기량 업그레이드에 심리적인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면, KBL 적응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때문에 추 감독이 송교창의 1군 정식데뷔를 늦추는 건 일리가 있다. 일단 한 단계 아래의 D리그에서 성인농구를 겪어보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KCC는 D리그서 송교창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있다. 송교창은 D리그 경험을 통해 1군 데뷔 이후 드러날 각종 부작용을 미리 최소화하고 있다. 일종의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더 빼어난 잠재력
추 감독은 여전히 송교창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는 "뽑았을 때보다 실제로 보니까 더 괜찮다"라고 했다. 벌크업이 부족해 파워는 떨어지지만, 추 감독은 "몸싸움을 하려는 의지는 충분히 있다"라고 했다. 이어 "슛 타이밍도 빠르고 속공가담도 좋다. 패스능력도 괜찮다"라고 덧붙였다. 파워와 KBL 특유의 공수시스템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면 특급 포워드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추 감독은 "잘 키우면 문성곤보다 나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추 감독의 송교창 기용플랜은 명확하다. 그는 "몇 년씩 D리그에서 뛰게 할 생각은 없다. 올 시즌에는 천천히 데뷔시키고 내년부터는 주력으로 쓸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4년 뒤에 나와도(대학 졸업반) 1순위로 뽑힐 것이다. 미리 잘 뽑았다"라고 덧붙였다. 송교창이 KCC에서 성공할 경우 군 입대 전 FA 자격을 행사할 수도 있다. 그리고 고교농구와 대학농구에도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이다.
[송교창.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