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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선수들이 너무 저를 의식하네요."
10일 인천 도원체육관. KB 서동철 감독이 복귀 후 두 번째 경기를 맞이했다. 서 감독은 비 시즌 건강이 악화, 병원신세를 졌다. 종양제거수술을 받고 자택에서 요양했다. 9월 이후에는 팀 훈련도 박재헌 수석코치가 지휘했다. 서 감독은 결국 시즌개막도 자택에서 맞이했다.
KB는 박재현 수석코치 체제로 1라운드를 1승4패, 최하위로 마쳤다. 경기내용이 좋았을 때도 패배하며 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박재헌 수석코치와 박선영, 진경석 코치가 선수단을 추슬렀으나 실전 운영경험이 부족해 어려움이 컸다. 여자농구도 남자농구 못지 않게 전력분석과 맞대응 등 벤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박 수석은 몇 차례 "감독님이 빨리 돌아오셨으면 좋겠다"라고 했는데, 농담이 아니라 정말 스트레스가 컸다는 후문.
결국 부담감은 선수단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나름대로 똘똘 뭉쳤고, 2라운드서 4승1패로 반등하며 희망도 보여줬다. 그 사이 홍아란, 정미란 등 몇몇 국내선수들은 심각한 슬럼프에 빠졌다가 살아나기도 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지난 시즌만큼의 조직적 단단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선수들은 선수들대로, 코치들은 코치대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유일한 돌파구는 서 감독의 복귀. 결국 서 감독은 6일 우리은행과의 홈 경기서 복귀했고, 선수들과 코치진은 서 감독에게 복귀 첫 승을 바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KB는 우리은행에 완패하며 다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10일 신한은행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서동철 감독은 "우리은행전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라고 했다. 실제 우리은행 특유의 공수전술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고, KB 선수들의 몸도 조금씩 무거웠다.
그래도 서 감독은 선수들을 전혀 나무라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죽기살기로 뛰더라. 코치들도 더 책임감을 갖고 경기를 준비했다. 다들 정말 고마웠다"라고 했다. 이어 "내가 돌아와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한 것 같더라.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는데 내가 오히려 더 미안하고 고맙다"라고 했다.
KB는 이날 역시 정신무장이 잘 돼 있었다. 서 감독을 위해 싸우는 듯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KB는 포지션 별 매치업에서 모두 뒤진다. 빠른 트랜지션과 철저한 템포 바스켓, 수비 승부수가 필요했다. KB는 2쿼터에 2-3 지역방어를 가동, 신한은행의 득점력을 최대한 억제했다. 그러나 4쿼터 초반 곧바로 공략 당하면서 더 이상 지역방어를 쓰지 못했다. 이후 KB는 약속된 골밑 도움수비로 신한은행 공격을 그럭저럭 제어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 신한은행의 착실한 골밑 공략에 수비 밸런스에 균열이 생겨 무너졌다.
공격에선 데리카 햄비가 마케이샤 게이틀링을 상대로 영리하게 점수를 만들어냈다. 상대 실책을 틈타 얼리 오펜스에도 몇 차례 성공했다. 그러나 세트오펜스 상황에선 경기 흐름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없었다. 결국 KB는 서 감독이 돌아오자 2연패로 흔들렸다. 서 감독은 과연 언제 첫 승을 신고할까. 정비의 시간이 필요하다.
[서동철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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