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EB하나은행은 여전히 전력을 극대화하지 못한 상태다.
시즌 초반 샤데 휴스턴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다. 김정은 역시 무릎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다. 박종천 감독은 전력의 두 축이 무너진 상태로 시즌 초반을 운영했다. 2~3위권을 유지했지만, 만족스러운 전력이 아니었다.
그러나 휴스턴이 조기에 복귀했고, 2일 김정은이 돌아오면서 극적으로 완전체 전력을 갖췄다. 강이슬 김이슬 서수빈 첼시 리 등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젊은 선수가 많다. 하지만,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내부적으로 전력 곳곳에 고민이 있다.
현 상황서 하나은행이 외부로부터 전력을 강화시키는 건 쉽지 않다. 결국 자체적으로 실전을 통해 불안정한 부분을 메워내야 한다. 하지만, 박종천 감독은 "어려운 부분이 많다. 선수들이 조금씩 부족한 부분이 있다. 조금씩 변화를 주는 수준으로 시즌을 운영해야 한다"라고 했다.
▲내부적인 약점
하나은행은 첼시 리, 버니스 모스비, 샤데 휴스턴이 지키는 골밑이 최대 강점이다. 리가 국내선수로 인정되면서, 리-모스비, 리-휴스턴 더블포스트는 신한은행을 제외한 팀들에 미스매치 이익을 누릴 수 있다. 실제 하나은행이 승리한 경기를 돌아보면, 대부분 골밑 우위를 극대화한 케이스였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9승10패다. 공동 2위지만, 5할이 되지 않는다. 경기력이 안정적이지 않다. 탄탄한 골밑에 스코어러(샤데 휴스턴), 토종 외곽 득점원(김정은 강이슬)을 보유한 팀의 성적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가드진의 약세가 결정적이다. 현재 하나은행 가드진은 김이슬 서수빈 염윤아로 운영된다. 세 사람 모두 경기운영의 안정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골밑에 제대로 패스를 넣어주지 못하면서 미스매치 효과를 승부처에서 극대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정은을 제외하면 국내선수들이 풀타임으로 시즌을 소화해본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여기에 휴스턴과 모스비의 경기력도 일정하지 않다. 국내선수들과의 연계플레이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첼시 리는 제공권은 좋지만, 공격 테크닉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결국 잠재력이 있는 멤버들이 모였지만, 시너지효과로 이어지지 않는 약점을 안고 있다.
하나은행은 수비력도 약한 편이다. 박종천 감독은 "개개인의 수비력이 약하다. 팀 수비(지역방어)로 메워내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라고 했다. 실제 하나은행은 4일 삼성생명전서도 지역방어로 재미를 봤다. 그러나 대인마크 능력은 다소 떨어진다. 염윤아가 수비력이 좋지만, 좋은 수비조직력으로 이어질 수 없는 상황. 4일 삼성생명전서도 51-44로 앞선 경기종료 1분 전 앰버 해리스에게 연이어 3점포를 맞았다. 행운의 득점이었지만, 하나은행의 외곽수비도 허술했다.
수년간 하위권에 머물면서 팀 전체적으로 위기관리능력도 떨어진다. 삼성생명전서도 해리스에게 연이어 3점포 2개를 맞았으나 51-50으로 앞섰다. 경기종료 27초를 남기고 하나은행이 공격권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모스비가 20초를 남기고 무리하게 골밑 슛을 던졌고, 실패하면서 공격권까지 넘겨준 끝에 배혜윤에게 역전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해결책은
박 감독은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라고 했다. 실전을 통해서 공수 조직력의 세밀함을 끌어올리는 것만이 유일한 해답. 그나마 김정은의 복귀가 호재. 김정은이 돌아오면서 전체적으로 상대 수비 대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정은이가 수비수 1명을 달고 다니면 골밑 수비도 분산될 수 있고, 강이슬도 한결 편해질 수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김정은의 몸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 김정은은 삼성생명전서 이지샷을 연이어 놓쳤다. 18분45초간 득점 없이 5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에 그쳤다. 박 감독은 "아직 체력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경기감각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했다. 결국 김정은의 경기력 회복은 시간이 필요하다.
김정은의 경기력이 회복되면 박 감독의 말대로 다른 선수들이 연쇄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가드진의 경기운영 약점이 지속되는 한 근본적인 고민이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 김정은 역시 수비력이 썩 뛰어난 편은 아니다. 결국 김정은의 경기력 회복으로 일시적인 경기력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도, 큰 폭의 전력 상승은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 농구관계자도 "2위 다툼을 하는 팀들이 시즌 막판 급격히 전력을 끌어올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은행은 신한은행 삼성생명 KB와 공동 2위를 형성했다. 2위를 지킬 수도, 5위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골밑이 강하면 순위다툼서 유리하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실전 곳곳에 약점이 도사리고 있다.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박종천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정은(위), 하나은행 선수들(가운데, 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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