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준점이 중요하다."
메이저리그는 2015시즌부터 홈 충돌 방지법을 공식적으로 시행했다. 크게 두 가지 기준이 있다. 포수 혹은 야수가 홈 플레이트에서 공을 포구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홈으로 대시하는 주자를 위해 자리를 피해줘야 한다. 그리고 주자 역시 공을 갖고 있지 않은 포수에게 의도적으로 정면 돌파를 하지 않는다.
KBO리그 역시 홈 충돌 방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 12월 원터미팅에서 구단 관계자들, 심판들이 격론을 펼친 끝에 도입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KBO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이르면 올 시즌부터 홈 충돌 방지법을 제정,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
▲불필요한 부상 줄이자
홈 충돌 방지법을 도입하려는 이유는 매년 홈에서 주자와 포수의 충돌로 부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나마 보호장비를 착용한 포수의 경우 데미지가 덜했지만, 맨 몸으로 부딪힌 주자들의 경우 포수와 충돌하는 즉시 온 몸에 부상을 입어 개인과 팀에 큰 손실을 안겼다.
특히, 최근에는 주자들이 공을 잡기도 전에 홈 플레이트를 지키던 포수를 어설프게 피하려고 하다 다치는 경우가 잦았다. 포수는 홈 플레이트를 온 몸(혹은 한 쪽 다리)으로 지키는데, 주자가 포수를 피하려고 몸을 꼬거나 방향을 급히 전환하면서 홈을 터치하려다 다친 케이스가 꽤 많았다. 그럴 바에야 포수가 공을 갖고 있을 경우 주자가 강력하게 보디 체크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KBO리그 정서상(대부분 선, 후배 관계) 쉽지 않았다.
홈 충돌 방지법이 공식적으로 생기면, 주자는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공이 홈으로 중계되기 전에는 포수가 홈 플레이트를 지키는 건 허용되지 않기 때문. 주자는 3루에서 홈으로 좀 더 과감한 주루플레이를 할 수 있고, 야구 팬들은 좀 더 익사이팅한 장면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다.
▲포수 입장에서
포수 출신 두산 김태형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김 감독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시무식 직후 "홈 충돌 방지에 대해선 찬성하는 입장이다. 홈에서 주자와 포수의 충돌은 주자도, 포수도 위험하다. 홈에서 포수가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 블로킹을 금지하는 건 공감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포수 입장에서 색다른 의견을 보였다. 그는 "홈 블로킹을 금지할 것이라면 그 기준점을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어 "그 기준점이 제대로 정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했다.
대부분 한국 포수는 공을 잡기 전에 홈 플레이트를 두 발로 미리 막아놓고 공이 홈으로 중계되는 것을 기다리는 것에 익숙하다. 그렇게 야구를 배웠다. 김 감독은 "포수가 태그할 때 다리만 홈 플레이트 밖으로 빼고 팔만 댈(태그) 수가 없다"라고 했다. 실제 포수 입장에서 공을 갖고 있지 않는 상황과 공이 홈으로 중계되는 상황은 순간적이다. 갑자기 습관을 바꿔 실전서 적응하는 건 쉽지 않다. 김 감독은 "순간적으로 공간이 발생하면 결국 세이프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홈 충돌 방지에 대한 기준점은 확실히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주자, 포수가 제대로 룰을 숙지할 수 있고,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때에 대비한 규정 마련도 필요하다. 그리고 중, 고등학교 포수 유망주들이 홈 충돌 방지법에 대해 미리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생시절 습관을 프로에서 뜯어고치는 건 쉽지 않다.
[홈 접전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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