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FA는 생각도 하지 못 하고 야구를 해왔죠"
정말 그럴 만도 했다. 2003년 프로 무대에 데뷔했지만 두각을 나타낸 것은 2006년부터였다. 2007년 30세이브를 거두는 마무리투수로 자리했지만 이후 부침을 겪으면서 선발로 전환하는 변신을 거듭해야 했다.
제 자리를 잡기까지 걸린 시간이 상당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리그에서 돋보이는 토종 선발투수로 꼽힌다. 인고의 세월은 길었지만 어느덧 FA를 바라보는 입장이 됐다.
LG의 '토종 에이스' 우규민은 말도 잘 하고 실천도 잘 하는 남자다. "선발투수라면 3년 연속 10승은 해야 검증된다고 생각한다"라더니 정말 3년 연속 10승을 해냈다. 특히 지난 해에는 부상 때문에 남들보다 늦게 시즌을 열었음에도 약속을 지켰다. 거기에 '볼넷 20개 미만'이란 자신 만의 목표를 설정했는데 시즌 내내 그가 허용한 볼넷은 17개에 불과했다. 152⅔이닝을 던졌음에도 말이다.
이쯤되면 '약속왕'보다는 '실천왕'이라고 부르는 게 더 낫겠다. 올해는 어떤 목표를 실천할 수 있을까. 우규민은 이미 새해 목표를 정해놨다.
"지난 해 12월 자율훈련을 하면서 목표를 세웠다"는 우규민은 "올해는 평균 6이닝을 소화하고 싶다"라면서 "지난 해에도 평균 6이닝을 기록했지만 경기수가 적었기 때문에 달성한 것 같다"라며 올해는 풀 시즌을 소화하면서 그 의미를 더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있다. "올해는 피홈런보다 볼넷 개수가 적은 해를 보내고 싶다"라는 것. 지난 해 볼넷 17개를 내주면서 홈런은 13개를 맞았다. 지난 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0명의 기록을 보면 피홈런보다 볼넷이 적은 선수는 단 1명도 없었다. 역사를 돌이켜봐도 그렇다. 그는 스스로 "기록은 재미 삼아 정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우규민이라면 '해볼 만한 도전'이다.
누구보다 '남아일언중천금'을 실천한 우규민이기에 인고의 세월을 지나 꽃망울을 터뜨릴 수 있었다. 이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로 일생일대의 기회, FA다.
"나 같은 경우엔 FA를 생각하지 않고 야구를 해왔다. 하다보니 FA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는 우규민은 "아직까지 피부로 와닿지 않아 잘 모르겠다. 때문에 FA에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어차피 시즌이 끝나야 가치를 평가 받는 것이다. 일단 시즌을 치르면서 목표를 이루고 잘 끌어 나가는 게 먼저다"라고 선을 그었다.
올해는 팀 성적도 반등해야 하는 과제까지 더하고 있다. LG는 벌써 하위권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우규민은 "우리도 보강을 하지 않은 게 아니다. 정상호 선배가 왔고 군 제대 선수들도 왔다.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것"이라며 돌풍을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우규민은 "시즌 준비는 하던대로 하고 있다. 부상 없이 출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내 컨디션만 잘 유지하면 될 것 같다"라고 개막전부터 성공적으로 출발할 것임을 다짐했다.
[우규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