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반전이 가능할까.
KDB생명은 5승15패로 최하위다. 혼돈의 2~3위 그룹과 4~5경기 차이가 난다. 현실적으로 3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쉽지 않다. 하지만, 아직 15경기가 남아있는 상황서 일찌감치 시즌을 포기하는 것도 쉽지 않다.
KDB생명은 7일 삼성생명을 잡고 최근 5경기서 3승을 거뒀다. 개막 후 2연패와 2연승 뒤 11연패에 빠졌고, 이후 경기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애당초 KDB생명이 상위권 전력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부진한 성적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본 사람도 많지 않았다. 때문에 최근 KDB생명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건 놀랄 일은 아니다. 오히려 전력 결집이 뒤늦은 감이 있다.
▲플레넷의 빛과 그림자
KDB생명은 외국선수로 플레넷 피어슨을 선발했다. 시즌 전 농구관계자들은 플레넷을 뉴 페이스 외국선수들 중 최상위 클래스로 분류했다. 내, 외곽 공격의 밸런스가 좋고, 화려한 테크닉으로 WKBL을 평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실제 피어슨의 경력은 현재 WKBL에서 뛰는 외국선수들 중 가장 화려하다. 2003년 W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피닉스 머큐리에 입단했고, 털사 쇼크, 뉴욕 리버티 등에서 뛰었다. 2015시즌에는 WNBA 올스타전에도 참가했다. 김영주 감독은 자연스럽게 플레넷 위주의 시즌 플랜을 짰다. (KBL, WKBL 대부분 팀이 시즌 전 외국선수 위주로 전략과 전술을 짜놓는다)
더구나 KDB생명은 김영주 감독이 2011-2012시즌을 끝으로 떠난 뒤 암흑기를 보냈다. 이때 2~3년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최상위급 유망주들을 많이 획득했다. 하지만, 인재가 적고 선수층이 얇은 여자농구 특성상 아무리 유망주들의 잠재력이 좋다고 해도 프로 실전과의 격차는 분명히 있다. 때문에 KDB생명이 성적과 리빌딩을 모두 잡으려면 외국선수가 중심을 잡는 건 그 어느 팀보다 더더욱 중요했다.
그런데 플레넷의 WKBL 적응력은 예상보다 느렸다. 김 감독은 "존 오펜스, 존 디펜스 모두 이해도가 떨어진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라고 했다. 부작용이 실전서 드러났다. 한국농구에 특화된 각종 전술에 대한 적응도가 떨어지면서 국내선수들과 겉돌기 시작했다. 많은 득점을 올렸지만, 무리한 슛 셀렉션과 승부처에서 적지 않은 실책으로 팀 공격 밸런스를 와해시켰다. 자연히 상대 팀들은 플레넷을 집중 수비했고, 플레넷은 효율적으로 극복하지 못했다. 또한, 플레넷은 WKBL에 오기 전부터 다혈질 성격으로 유명했다. (모든 농구관계자가 인정하는 부분) 실전서 감정 컨트롤에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 자체의 승부처 위력이 떨어졌다. 비키바흐와의 출전시간 조율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 설상가상으로 이경은, 한채진, 조은주 등 중심을 잡아줘야 할 국내선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 결과 11연패 비극으로 이어졌다.
▲대반전 가능성은
최근 플레넷의 플레이는 많이 개선됐다. 경기 중 스스로 짜증을 내거나 무리한 슛 셀렉션이 많이 줄어들었다. 존 오펜스에 대한 이해도도 많이 좋아진 모습. 지역방어를 깨려면 결국 불 필요한 드리블을 줄이고 패스게임을 해야 한다. 최근 플레넷이 볼 소유시간을 다소 줄이면서 국내선수들의 유기적인 공격력도 살아났다. 7일 삼성생명전도 플레넷(29점)이 KDB생명 공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한채진 이경은 등의 득점가세도 돋보였다. 플레넷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국내선수들의 역량도 최대한 살리는 시즌 전 계획이 뒤늦게 실전서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KDB생명은 3강행 대반전을 일궈낼 수 있을까. 한 관계자는 "게임 차를 감안하면 쉽지는 않다"라고 했다. 여전히 KDB생명의 조직력과 위기관리능력은 타 구단들에 비해 뛰어나지 않다. 상대의 예상치 못한 대응에 팀 전체적으로 흔들릴 여지가 남아있다. 급격한 장기연승만이 2~3위 도약의 유일한 해법. 그러나 장담할 수 없다. 2~3위 그룹에 있는 4팀 중 최소 3팀을 끌어내려야 한다.
다만, 2~3위 그룹을 형성한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삼성생명 KB 모두 경기력이 불안정한 걸 감안하면 대반전이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김 감독이 게임 플랜을 세밀하게 짜고, 플레넷이 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우리은행 정도를 제외하면 이기지 못할 팀들은 없다. 그 정도로 여자프로농구 구단들의 경기력은 불안정하고, 예전보다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
[플레넷(위), KDB생명 선수들(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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