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내년에도 또 이런 말 하고 있으면 안 되는데…"
SK 와이번스 투수 박민호(24)는 1년 만에 같은 장소를 찾았다. 2015년 1월 1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기자실에서 인터뷰를 했던 그는 거의 1년 만인 2016년 1월 11일 다시 한 번 같은 장소에서 인터뷰를 했다.
'이런 말을 하고 있으면 안 된다'는 말에는 지난해 아쉬움이 묻어난다. 1년 전 인터뷰에서 장밋빛 2015년을 꿈꿨던 박민호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루지는 못했다.
20경기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8. 1군에 진입한 이후 목표였던 20경기 등판은 이뤘지만 8월에야 처음 1군 무대를 밟았을 정도로 본인에게는 불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
어느덧 3년차. 그는 "의욕만 앞서기 보다는 이제는 진짜 잘해야 될 때인 것 같다"고 했다. 그의 말에는 고민과 함께 '진짜 잘해야 겠다'는 다짐이 들어 있었다.
-지난 시즌을 돌아본다면?
"아쉬웠다. 신인 때도 아쉬웠지만 작년 아쉬움은 또 다른 것 같다. 신인 때는 '그 다음해는 경험 바탕으로 해서 잘해야겠다' 생각 했는데 생각보다 늦게 1군에 올라왔다. 8, 9월 두 달 동안의 투구내용은 신인 때보다 나아졌고 돌아가는 상황들도 알게 된 것 같다. 시즌을 2~3달 더 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웃음). 전체적으로 보면 2%씩 부족했던 것 같다. 그게 아마 내가 1군과 2군을 왔다갔다 한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해 물질적인 목표는 연봉 2배 인상(2015년 3500만원)이었다
"대실패다.(웃음) 계속 2군에만 있다 보니까 깎이는 것 아닌가라고도 생각했다. 그래도 8~9월에 꾸준히 경기에 나간 덕분에 깎이지는 않고 500만원 올랐다(웃음)"
-지난해 성과라면?
"신인 때는 기술적으로 이것저것 해보고 뭐가 맞는지 몰랐다면 작년에는 광범위했던 틀이 어느 정도 잡힌 것 같다. 이제는 직구, 커브, 체인지업 등 세 가지 구종으로만 해서 완성도를 높이려고 한다. 그리고 계속 바꿨던 팔 높이도 일정해졌다"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체인지업 비중을 많이 뒀다. 편하게 던질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를 높이자고 마음 먹고 갔다. 완전한 서클 체인지업은 아니고 세 번째 손가락과 네 번째 손가락을 약간 벌리는 변형 체인지업이다. 지난해 중반부터 던지기 시작했는데 가고시마에서도 많이 던져봤다. 느낌은 좋았다"
-체인지업을 잘 활용한다면 좌타자 막기도 수월할 것 같다
"그보다는 오른손 타자를 확실히 틀어 막을 수 있다는 인상을 남기고 싶다. 그동안은 오른손 타자에게도 아주 강하지 않고, 왼손 타자에게도 아주 약하지 않은, 그저 그런 이미지였다. 우타자를 상대로도 체인지업이 부담스럽지는 않다. 가고시마에서 (정)의윤이형을 상대로도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한 번은 맞혔는데 놓는 포인트를 조정하고 곧바로 또 던지니까 헛스윙을 하셨다. 여쭤보니 (공이) 괜찮았다고 하시더라"
-1992년 2월 25일생으로 원숭이띠다. 원숭이띠해를 맞이한 기분은?
"특별한 해로 만들어야 할 것 같다(웃음)"
-스프링캠프에서 중점을 둘 부분?
"1군에서 내내 뛰는게 목표다. 그 바탕을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일단 어떤식으로든 결과물을 내보고 싶다"
-올해 팀 슬로건(새로운 시작! 새로운 도전!)에서 보듯 예전에 비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는 열려있는 편이다
"똑같은 것 같다. 다른 분들께서 '기회가 올 수도 있겠다' 하시지만 특별한 기분은 안 든다. 누가 있든 똑같이 경쟁해야 한다. 자리 났다고 해서 내 자리가 난 것은 아니다. 군대에서 돌아온 선수도 있고. 신인 선수, 기존 선수도 있다. 또 다른팀에서 온 선수들도 있다"
-어느덧 3년차다. 지난 2년과는 시즌을 맞이하는 느낌이 또 다를 것 같다
"시간이 빠른 것 같다. 정지돼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더 잘하고 싶고, 마운드에서 잘 던져서 좋은 결과도 내고 싶다. 사람들이 '박민호'라는 투수가 있다는 것을 인식을 하셔야 되는데… 1군에서 잘하고 싶다.
항상 '잘한다 잘한다'하고 달려 왔는데 지금은 의욕만 앞서기보다는 잘 해야될 때인 것 같다. 한 번 터지는 때가 올해가 됐으면 좋겠다"
-팬들에게 한마디
"팬분들 소중하게 생각한다. 정말 힘이 된다. 예전에는 다른 선배님들이 팬들이 힘이 된다는 말을 체감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알 것 같다. 등번호를 바꿀 수 있었는데도 안 바꿨다. 몇 분 사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번호를 바꾸면 유니폼에 내 등번호를 마킹한 분들에게 실례가 되는 것 같았다. 정말 아무 의미 없는 번호인데 '93번'에 정이 들었다. 93번을 내 번호로 만들고 싶다.
신인 때부터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매년 발전하는 모습 보이고 싶다. 항상 감사한 마음 갖고 있으니까 앞으로도 더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SK 박민호. 사진=마이데일리DB, 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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