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도 영원히 이기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
여자프로농구 '최강' 우리은행이 13일 삼성생명과의 홈 경기서 졌다. 지난해 11월 25일 KB전 이후 약 50일만의 패배였다. 끝나지 않을 줄 알았던 연승행진도 13에서 멈췄다. 우리은행의 패배는 프로스포츠에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준다. 어제의 승자가 곧 오늘의 패자가 될 수 있다.
통합 3연패에 빛나는 우리은행은 통합 4연패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정규시즌 4연패 매직넘버도 6. 하지만, 매 경기 이길 수는 없다. 11월 10일 KEB하나은행전(62-63), 11월 25일 KB전(54-70)에 이어 이날 삼성생명전(63-69)까지 올 시즌 치른 22경기 중 3경기서 졌다. 그 3경기 속에 우리은행을 이기는 방법이 나와있다. 우리은행이 아무리 강해도 2007~2012년 통합 6연패의 신한은행 보다는 약하다는 게 중론이다.
▲대등한 제공권
우리은행은 리바운드 장악능력이 뛰어나다. 경기당 37.1리바운드로 37.9개의 하나은행에 이어 2위. 그러나 우리은행은 첼시 리와 샤데 휴스턴 혹은 버니스 모스비를 동시에 기용할 수 있는 하나은행, 장신 포워드들이 많은 신한은행보다 미스매치를 만들 수 있는 포지션이 적다.
그럼에도 리바운드를 따내는 기술이 좋다. 공이 떨어지는 지점을 정확히 예측하고 상대보다 반 박자 빨리 움직인다. 동시에 강력한 몸싸움을 통해 박스아웃을 철저하게 한다. 양지희, 굿렛은 물론 가드 박혜진과 이승아의 리바운드에 대한 마인드와 전투력이 대단하다. 승부처에서 이런 식으로 양질의 리바운드를 획득, 정확한 패턴을 통해 득점을 만들어내면서 경기 흐름을 장악한다.
결국 우리은행을 이기려면 일단 리바운드에서 최대한 대등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은행 특유의 정밀한 공격패턴(스크린에 의한 2대2 공격과 미드레인지 점퍼)에 당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하나은행은 11월 10일 당시 리바운드에서 43-30으로 앞섰다. 삼성생명도 13일 리바운드에서 32-33으로 근소하게 뒤졌다. 키아 스톡스와 앰버 해리스, 배혜윤의 적극적인 가담이 돋보였다.
▲철저한 수비전
우리은행은 공격력 이상으로 수비력이 뛰어나다. 수비 성공 이후 곧바로 정밀한 공격패턴을 전개, 경기 흐름을 장악하는 스타일. 결국 우리은행을 잡으려면 수비전으로 맞불을 놓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우리은행의 수비력이 좋기 때문에 공격력만으로 승부를 거는 건 무리가 있다.
우리은행이 자랑하는 1-2-2, 혹은 2-1-2 존 프레스 트랩 디펜스도 일단 수비에 성공하면 마주칠 확률이 그만큼 낮아진다. 수비에 성공, 공격권을 빼앗은 상황서 경기가 이어지면 우리은행이 수비 전열을 가다듬기 전에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반면 수비에 성공하지 못해 실점하면, 아웃 오브 바운드를 하는 과정에서 그만큼 우리은행 수비수들이 셋업하는 시간을 내줄 수밖에 없다.
신장이 낮은 KB의 경우 11월 25일 당시 외곽슛을 얻어맞더라도 철저히 우리은행의 골밑을 더블팀으로 봉쇄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삼성생명은 13일 골밑 수비력이 좋은 키아 스톡스가 우리은행 골밑 득점을 최소화하고, 더블팀과 트랩, 로테이션으로 내, 외곽을 동시에 봉쇄했다. 수비가 대등하게 되는 상황서 유기적인 공격이 이뤄졌을 때 우리은행과 대등한 승부가 가능했다. 삼성생명은 이날 우리은행에 어시스트 16-10으로 우세했다. KB도 어시스트서 우리은행에 19-10으로 우세했다.
▲우리은행의 사이클 하락
확고한 사실 하나. 타 팀들이 우리은행을 잡으려면 어느 정도는 우리은행의 자체적인 경기력이 떨어져야 한다. 3경기 모두 우리은행 선수들의 기본적인 컨디션이 나빴다. 위성우 감독은 삼성생명전 패배 직후 장기연승으로 선수들이 루즈해졌다고 토로했다. 연승의 부작용이었다는 의미. 철두철미한 위 감독, 탄탄한 조직력의 우리은행이라고 해도 결국 그들도 사람이다. 정신적으로 느슨해질 수도 있는 시점. 팀 사이클의 일시적 하락이라고 봐도 된다.
완벽한 것 같은 우리은행도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백업이 두텁지 않고 공수 활동량이 많아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쉽지는 않다. 상대적으로 나머지 팀들의 수준이 더 떨어지면서 경기력이 썩 좋지 않았을 때도 승수를 챙긴 케이스가 많았다. 때문에 이날 삼성생명처럼 우리은행을 상대하는 팀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고, 우리은행의 자체적인 컨디션 사이클이 떨어질 경우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우리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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