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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메이저리그 데뷔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최지만(25·LA 에인절스)은 최근 MBC 스포츠플러스 '구구절절'에 출연해 지난 수년간 남몰래 후원을 이어온 영화 '글러브'의 실제 주인공 서길원을 사비를 들여 올 시즌 LA 에인절스 홈 구장에 초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서길원(21)은 농아인들로 구성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출신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2011년 영화 '글러브'로 제작됐다.
고등학교 졸업 후 야구선수의 꿈을 이어가고 싶었던 서길원은 국내에서 기회가 없자 세계에서 유일하게 농아인 야구팀이 있는 미국 겔러뎃 대학으로 유학했다.
어려운 과정 형편상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워싱턴 DC 한인회와 원주 카리타스재단 등에서 십시일반 경비를 마련해 줬다.
2014년 서길원의 소식을 처음 접한 최지만은 "(서)길원이의 도전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됐다"며 "아직 빅리그에 데뷔하지 못해 나 역시 사정이 넉넉하진 않지만 후배 서길원이 자신의 꿈을 좇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선뜻 사비를 털어 그에게 글러브와 배트 등 야구용품 후원을 시작했고, 이는 올해까지 매년 이어지고 있다.
최지만은 "그동안 (서)길원이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넉넉하지 못한 경제사정 때문에 그러지 못해서 미안했다"며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면 전보다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서)길원이에게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면 야구장에 초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올 시즌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서길원은 "(최)지만 선배가 야구용품을 후원해주고 SNS를 통해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선배는 물론 주위에서 도움을 주는 모든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야구는 물론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 가을 미국 유학길에 오른 서길원은 그 동안 갤러뎃 대학에서 영어 수화 과정을 공부하며 학부입학을 준비해왔고, 최근 학부입학시험을 통과했다.
서길원은 "학부학생이 아니면 학교 야구팀에서 뛸 수 없다. 그래서 그 동안 야구가 무척 고팠다. 이제 갤러뎃 대학의 야구선수로 뛸 수 있게 됐으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고등학교 시절 주로 포수로 뛰었던 서길원은 갤러뎃 대학에서는 2루수를 맡을 예정이다.
최지만은 "2016년은 나나 길원이 모두에게 뜻 깊은 해다. 메이저리그 진출과 학부진학이라는 우리 둘의 꿈이 동시에 이뤄진 해이기 때문"이라며 "SNS를 통해서만 연락을 했을 뿐 아직 길원이를 직접 만나보진 못했다. 올 시즌 길원이를 에인절스 구장으로 초대해서 장애를 안고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길원이를 꼭 안아주고 전보다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지만은 또 "프로야구 선수는 팬이 없으면 존재하지 못한다. 마이너리그 무명시절 나를 보기 위해 야구장에 찾아와주셨던 한국 유학생들과 교민들의 고마웠던 발걸음을 늘 기억하고 있다"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도 팬들의 성원에 감사하고 그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항상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지만이 출연한 MBC 스포츠 플러스 '구구절절'은 오는 29일 저녁 6시에 방영된다.
[최지만(첫 번째 사진)과 서길원(두 번째 사진). 사진=충주성심학교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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