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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방송인 유재석, 김구라의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가 월요일 밤으로 편성을 이동했다. 같은 시간대에는 KBS 2TV '안녕하세요'가 자리하고 있다.
'동상이몽'은 론칭 당시부터 '안녕하세요'와 비교선상에 올랐는데, 특히나 이번 개편을 통해 동시간대로 방송시간이 이동되면서 또 다른 관전 포인트를 생성했다. '동상이몽'과 '안녕하세요'는 고민 상담을 필두로, 사연을 소개하고 서로의 입장을 들어보고 대중들의 공감을 얻어 내는 전체적인 포맷에 있어 비슷한 점이 많다. '동상이몽'과 '안녕하세요'의 차별점은 사연자들의 관계다. '안녕하세요'가 삶의 모든 영역에서 고민의 사연을 받는 반면, '동상이몽'은 사춘기인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으로만 한정돼 특수성을 띈다.
'가족'과 '세대통합'에 초점을 맞춘 것은 나름의 전략이었으나 맹점도 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나 고민의 종류가 한정적이라 소재 고갈이 일어나고, 감동 코드 역시 쉽게 지루해질 수 있다. 매주 일반인 출연자들을 섭외하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동상이몽'은 '안녕하세요'가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의 한계를 고스란히 갖고 있는 셈이다.
'안녕하세요'는 이미 지난 2010년 11월 론칭돼 6년째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긴 역사를 이어온 만큼 갖고 있는 데이터 베이스도 많을 것이고, 구축된 노하우도 탄탄할 것이다. 게다가 '안녕하세요'는 '동상이몽'에 비해 소재가 다양하고 포괄적이다. 비슷한 아이템이어도 다르게 풀어갈 여지가 많다. 또, 방송인 신동엽, 이영자, 듀오 컬투의 입담과 호흡이 그야말로 잘 짜여진 톱니바퀴처럼 굴러간다. 이들 특유의 사연 속 성대모사는 보이는 라디오를 심어 놓은 것 같기도 하다.
'동상이몽'은 이렇듯 튼튼하게 구축된 '안녕하세요'를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할까. 확실한 정체성, 특성화를 꾀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대통합을 강점으로 내세운 만큼 부모와 자식의 입장 차이를 효과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조언을 함에 있어서도 실제적이면서도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안녕하세요'는 고민을 공감하는데 그치지만 '동상이몽'은 고민의 해결에 좀 더 비중을 둔다면 다른 그림이 펼쳐질 거라고 본다.
더불어 유재석과 김구라의 조합이 이른바 '절대 선과 절대 악의 만남'이라고 명명되는 만큼 물과 기름 같으면서도 착 달라붙는 N극과 S극의 궁합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두 사람은 때론 팽팽하게 맞서고, 때론 잘 어우러지면서 이미 어느 정도 합을 맞춰 놓은 터라 향후 호흡이 기대가 된다.
SBS는 예능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동상이몽'을 월요일 밤으로 개편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번 이동수는 과연 옳았을까. '동상이몽'은 '안녕하세요'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동상이몽' 포스터. 사진 = SBS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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