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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2004년 CF 모델로 데뷔해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허염 캐릭터를 만나기까지 8년. 배우를 꿈꾸던 송재희는 그렇게 버티고 버텨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2010년 MBC '로드 넘버원'에서 양강태라는 악역연기로 주목받기도 했지만, 그때 뿐이었다. 그의 이름 석자를 각인 시킨 '해를 품은 달' 이후 송재희는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에서 현재까지 맹활약 중이다.
오는 29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KBS 2TV 저녁일일드라마 '다 잘될 거야'(극본 이선의 연출 김원용)에서 그는 재벌 2세 유형준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자신이 좋아하던 여자와 이뤄지지 못하고는 속이 뒤틀려 복수하지만, 친아들의 존재를 안 뒤 조금씩 변화한다. 상당히 복잡한 내면을 지닌 캐릭터였기에 송재희 본인도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실제 제 모습과는 정말 다른 인물이었어요. 마지막 촬영까지도 어떠 인물인지 잘 몰랐죠. 그런데, 되게 의외인게, 종방연 때 작가 선생님이 말도 안되게 과찬을 해주시더라고요. 전 정말 유형준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하며 연기를 했는데, 제가 캐릭터를 제일 잘 알았대요. '넌 지문을 쓰지 않아도 잘 하잖아'라고 하시는데, 솔직히 선생님이 지문 안 써주셔서 제가 얼마나 힘들었는데요.(웃음)"
송재희를 필두로 최윤영 곽시양 엄현경 허정민 최재환 등 현재 '다 잘될 거야'에 함께 출연 중인 또래 배우들은 그 누구보다 각별한 친분을 자랑한다. 팀웍이 워낙 좋아 촬영하는 동안 NG도 거의 나지 않았다. 으레 어색함의 극치를 자랑하는 첫 대본 리딩 때도 이들은 회식자리에서 게임을 감행할 정도였다. 첫 만남이라는 말이 무색했다. 이미 첫 녹화 전부터 워낙 친해진 탓에 이후 촬영장 분위기는 좋을 수밖에 없었다.
"'가족끼리 왜 이래' 촬영할 때도 다들 친했어요. 매일 볼링도 치고. 그때는 그래도 약간 나이대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뭔가 공감대도 많고 정말 친해진 것 같아요. 맨날 서로 농담하고. SNS 대화방에서도 말들을 너무 많이 해서 대사는 언제 외우냐고 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다들 워낙 여우인지라 대본은 완벽하게 외워 오더라고요. 저도 벌써 4번째 일일드라마다보니 대본 외우는 스킬이 생겼죠."
인터뷰 내내 송재희는 동료 배우들의 얘기를 하면서 직접 재연까지하는 열의를 보였다. 그동안 줄곧 드라마에서 보여준 지적이고 다소 진지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지금이 너무 좋다. 방송국에 있으면 아직도 꿈 같다. 포스터 붙어 있고, 화면에 제가 나오고 하면 진짜 정말 좋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는 천진난만한 매력까지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색다른 매력은 프로필 중 2013년 '푸른거탑'이라는 시트콤에 특별출연한 이력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제가 조금 모자라거나 도움이 필요한 역할을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코믹 연기를 해보고 싶었죠. 그래서 김동현에게 부탁을 했었어요. '푸른거탑' 카메오로 나가게 해달라고. 막상 방송에 나온 모습을 보니 추하더라고요. 엄청 웃기려고 하다보니. 적당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트콤이 없어서 기회가 많이 없다는 게 좀 아쉬워요."
지금도 결코 연기가 쉽지 않다는 송재희는 스스로 가장 자신 있는 분야가 바로 남을 웃기는 것이라고 했다. 한때 배우로서 잘 풀리지 않을때 송재희는 개그맨 시험을 볼 생각까지 했었다. 주성치를 꿈꾼다는 송재희는 그만큼 누군가를 웃기는 것에 소질도 있고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 그가 '다 잘될 거야'를 촬영하며 최재환을 통해 어느 정도 개그 욕심을 해소할 수 있었다. 송재희는 최재환에게 각종 애드리브를 직접 주문했고, 실제 방송에 나온 경우도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송재희는 이렇게 답했다. "드라마, 영화, 예능...휴...엄청 많아요, 일이. (매니저를 보며) 아마 네가 공항에 와 있어야 할 거야. 내가 전날 이메일 확인해볼게. 대본 볼테니까...(다시 기자를 보며) 엄청 바쁠 것 같아요. 많이 쉬어야 겠네요. 쉬고 와서 정신 없을 것 같아요." 아직 특별히 정해진 스케줄이 없던 그는 이렇게 상황극을 펼치며 멋쩍음을 날려버렸다.
[배우 송재희.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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