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두산 불펜은 최근 몇 년간 좋지 않았다. 2015시즌에도 팀 불펜 평균자책점은 5.41로 9위, 팀 블론세이브 19개로 최다 1위였다. 마무리로 내정했던 노경은이 스프링캠프 도중 손목 골절로 이탈했다. 급하게 마무리로 내세웠던 윤명준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다. 후반기 이현승이 마무리로 자리잡기 전까지 혼돈의 연속이었다.
포스트시즌서 두산 마운드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발진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다. 선발투수들이 6~7이닝 막아내면, 마무리 이현승이 1~2이닝 이상 소화하는 방식이었다. 선발진과 이현승 사이를 확실하게 막아낼 카드가 없었다. 함덕주가 시즌 마지막까지 이 역할을 수행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포스트시즌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에는 이 부분을 보완하는 게 최대 과제다.
▲초반 혼돈은 없다
두산 불펜이 지난 시즌 초반 극도의 혼돈에 휩싸였던 건 확실한 마무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노경은이 이탈하자 윤명준, 집단 마무리, 다시 노경은, 이현승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개개인의 심적, 기술적 준비가 원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현승이 정규시즌 막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뒷문을 책임지면서 또 한번 값진 경험을 했다. 프리미어12에서도 뒷문을 맡았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에 노련한 완급조절이 돋보인다. 제구보다는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을 잘 하는 투수. 시드니 스프링캠프부터 마무리로 한 시즌을 준비하는 만큼, 부상만 없다면 한 시즌을 무난히 버텨낼 수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두산은 지난 시즌 초반같은 혼돈은 피할 수 있다. 또한, 두산은 기본적으로 타선과 선발진이 좋다. 마무리만 든든해도 약간의 불펜 시행착오는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정재훈과 노경은
정재훈이 돌아왔다. FA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롯데에 넘어간 뒤 2년만이다. 정재훈은 롯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본래 이현승 이상으로 노련한 투수. 마무리, 셋업맨 경험이 풍부하다. 정상적인 페이스로 시즌을 준비할 경우 필승계투조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어울린다. 정재훈-이현승 라인만 제대로 버텨줘도 두산 불펜은 최소 리그 보통 수준은 된다.
노경은의 보직은 관심사다. 일단 5선발이 비어있는 현실상 선발진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젊은 불펜 투수들의 성장 여부, 즐비한 왼손 투수들의 활용도에 따라 불펜으로 풀타임을 보낼 가능성도 열려있다. 현대야구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잇는 필승계투조는 최소 2인이 기본. 노경은이 지난해 포스트시즌서 보여줬던 좋았던 투구 밸런스만 유지할 경우 필승계투조에 들어올 수 있다. 애당초 노경은은 제구보다는 구위가 좋은 투수라서 선발보다 1이닝용 셋업맨, 마무리가 어울린다는 평가도 있었다.
▲젊은투수들의 성장
두산 불펜의 전체적인 짜임새와 미래는 젊은 투수들의 어깨에 달렸다. 허준혁 진야곱 이현호 등 지난해 1군에서 중용됐던 자원들의 활용도를 정해야 한다. 재활 중인 김강률과 성영훈, 윤명준도 마찬가지. 투구 스타일과 컨디션에 따라 롱 릴리프, 보조 셋업맨, 원 포인트 릴리프 요원 등을 결정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베테랑 이현승, 정재훈보다 이들의 성장 및 활약이 훨씬 중요하다. 지난해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뉴 페이스의 발견도 중요하다.
2016시즌 두산 불펜은 한국시리즈 2연패를 목표로 잡은 두산의 올 시즌 최대변수다. 일단 김태형 감독은 이현승을 풀타임 마무리로 내정한 것 외에 나머지 불펜 보직을 확정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대부분 투수를 선발 투수에 맞는 훈련을 시킨 뒤 시범경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보직을 정할 계획이다. 현 시점에선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위에서부터 이현승, 정재훈, 노경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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