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마이데일리 = 김지은 기자] 어릴 때(혹은 지금도) 만화를 보며 설렌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게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흔녀’의 이야기인데 실제도 아닌데 그렇게 설렐 수 가 없다. 상당히 멋진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다니, 상상만으로도 달콤하다. 다정한 남자와 상남자로 구분되는 남자 주인공 중 누굴 선택할지 고민할 때 느끼는 행복(이라 쓰고, 대리만족이라 읽는다)이란.
최근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 두 남자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 속 박해진과 서강준이다. 두 사람은 만화에서 꺼낸 듯 한 외모로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에 등극해 흔녀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들의 매력에 여자들만 ‘심쿵’한 것은 아니다. 데일리룩 양대산맥이라 볼 수 있는 놈코어와 스트리트 룩을 훌륭하게 연출하며 남자들의 눈길도 사로잡고 있는 것. 이에 ‘워너비룩’으로 눈도장 찍은 그들의 스타일 연출법을 분석해봤다.
▲ 박해진, ‘핏’으로 완성한 놈코어 룩
박해진은 웹툰 속 유정의 스타일을 재현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스타일리스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은 물론, 대본이 나오면 해당하는 웹툰 장면을 찾았다. 웹툰 속 유정이 트렌치코트를 입으면 트렌치코트를 입고, 의상 디자인이 별로면 컬러를 따라 입었다.
박해진 스타일리스트 황금남 실장은 “놈코어 룩이 기본으로 대학생 느낌을 내는데 주력했다. 그간 작품에서 데님을 입은 적이 없는데, 생지 데님을 입기도 했다. 신발도 스니커즈나 워커를 신었다”고 말했다.
스타일리스트의 말처럼 드라마 속 유정은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아이템을 입는다. 스트라이프 티셔츠나 깅엄체크 셔츠, 모노톤 니트, 데님, 투버튼 코트 등 모두가 그렇다. 뿐만 아니라 소장품인 백팩으로 학생의 느낌을 부각시켰고, 극에서 자주 착용해 현실감을 높였다.
여기에 실제 박해진보다 유정이 어리기에 젊은 느낌을 내려는 노력이 더해졌다. 조각같은 박해진이 톤 다운된 핑크 코트와 화사한 니트를 입었을 때의 반전매력, 모두가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베이직한 아이템을 갖췄다고 유정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핏’이다. 몸에 맞춘 듯한 완벽한 핏이 스타일을 살렸다.
황금남 실장은 “유정이 재벌2세라고 해도 대학생이 매일 비싼 옷을 입는 것은 무리라 기본 아이템을 어떻게 바꿀까 고민했다. 결론은 핏이었다. 그러다보니 똑같은 바지를 네 번이나 수선한 적도 있다. 신발에 따라 예쁜 길이를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 서강준, ‘레이어드’로 완성한 스트리트 룩
서강준이 분한 백인호는 넉살좋고, 생각보다 말과 주먹이 먼저 나가는 다혈질인 상남자다. 극에서 김고은(홍설 역)의 국수가게에서 일을 하지만 반 백수나 다름없다. 때문에 ‘최대한 없어 보이게’가 주문사항이었다.
‘옷 한 벌만 입어도 된다’는 쿨한 주문이 있었지만 그럴 수 없었기에 레이어드를 콘셉트로 잡았다. 최대한 깔끔한 느낌을 피해 캐릭터의 자유분방함을 표현하면서 유정과 차별화를 주려했다.
서강준 스타일리스트 이윤경 실장은 “아이템도 깔끔한 느낌을 피했다. 실제로 오래 입어서 해진 것 같은 아이템을 찾았다. 딱 떨어지는 슈트보다 빈티지한 래더 재킷이나 후드, 디스트로이드 데님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극에서 서강준이 보여주는 레이어드 스타일은 절대 과한 법이 없는 역삼각형 패션이다. 상체에 래더재킷과 후드나 티셔츠와 체크셔츠를 레이어드하고, 슬림핏 데님과 화이트 스니커즈를 매치해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췄다.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아이템은 셔츠다. 셔츠를 티셔츠와 레이어드하거나 캐주얼한 느낌의 소재를 사용했다. 또한 단추를 다 풀러 빈티지한 느낌을 살렸다.
컬러 역시 빈티지하다. 블랙을 베이스로 거친 느낌을 냈고, 회색이 섞여 탁한 느낌의 컬러를 믹스했다. 포인트 컬러를 넣고, 주변 컬러를 죽이는 식으로 웹툰 속 인호의 분위기를 살렸다.
[박해진(왼쪽)·서강준(오른쪽). 사진 = tvN 제공]
김지은 기자 kkell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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