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전주 김진성 기자] KCC표 공격농구가 KGC를 집어삼켰다.
4강 플레이오프 2연승이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이긴 팀들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지 못한 적이 없다. KCC의 실제 전력이 KGC를 압도한다. KCC는 1차전서 80-58로 이겼고, 이날 99-88로 이겼다. 2경기 모두 완승이었다.
KCC는 정규시즌에 평균 80.2점으로 4위였다. 오히려 KGC가 81.4점으로 평균득점 1위였다. KGC가 82.5실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점을 했지만, KCC는 77.4실점으로 최소실점 3위였다. 결국, KCC가 KGC의 공수밸런스를 압도하고, 공격력만큼은 KGC가 뒤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 4강 플레이오프서 가장 인상적인 건 KCC가 2경기 모두 공격력으로 KGC를 압살한 것이다. 어째서 그랬을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KCC의 수비력이 여전히 준수하다. 2차전서 88점을 내줬지만, 전체적인 공수밸런스에 큰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KCC는 신명호와 정희재가 외곽에서 KGC 이정현과 양희종, 마리오 리틀 등을 꽁꽁 묶었다. 리틀이 간혹 3점 라인에서 멀리 떨어진 지점에서 장거리포를 터트렸지만, 어차피 확률상 높지 않다.
KCC는 하승진이 지키는 골밑이 단단하다. 외곽 수비수들은 외곽만 체크하면 된다. 체력적으로 상당히 큰 이점을 지닌다. 또한, 최근 몇 년 중 몸 상태가 가장 좋은 하승진이 상대 빅맨을 1대1로 잘 막아낸다. 상대는 스크린을 통해 외곽으로 끌어내려고 하지만, KCC는 스위치 해버리면 그만이다. 정 안 되면 그냥 슛 찬스를 내준다. 대신 리바운드, 골밑 수비, 공격 등 다른 파트에서 그만큼 만회한다.
KCC의 단단한 내, 외곽 수비에 KGC는 의미 없는 외곽슛을 던지는 경우가 많다. 2~3명의 연계플레이로 만들어낸 찬스가 아니라, 수비가 셋업된 상황서의 무리한 3점포가 많다. 확률이 떨어진다. 반면 리바운드 확률은 로 포스트에 하승진이 있는 KCC에 유리하다. 이런 방식으로 KCC는 수비와 제공권에서 KGC를 압도한다.
결국 공격력 폭발의 전제조건이 완벽히 갖춰진다. 수비리바운드를 장악하면서 KGC 수비가 셋업 되기 전에 얼리오펜스를 할 수 있다. 하승진은 스피드가 느리지만, 안드레 에밋, 전태풍 등 얼리오펜스와 속공에 가담할 수 있는 기술자가 즐비하다. 실제 2차전서도 KGC의 실책, 수비리바운드 이후 손쉬운 득점이 많이 나왔다.
공격도 일단 하승진의 존재로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 심리적으로 큰 이점이다. 여기에 KGC는 에밋과 하승진을 동시에 막기가 힘든 딜레마가 있다. KGC는 에밋을 원 카운트(공격자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수비수가 곧바로 도움 수비 가담) 더블팀으로 봉쇄한다. 김승기 감독은 "에밋은 드리블 컨트롤 실수가 없다. 에밋에게서 나가는 패스를 차단해야 한다"라고 했다. 새깅 디펜스는 의미가 없다. 에밋의 3점슛도 괜찮은 편이기 때문. 불으면 특유의 화려한 돌파를 내주지만, 신장이 크고 스피드와 파워를 두루 갖춘 마리오 리틀과 도움수비자가 최대한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래도 에밋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추승균 감독은 "시즌 내내 더블팀을 당했다. 어지간한 상황에선 당황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에밋 특유의 화려한 페이크와 변칙 스텝으로 자신이 마무리하거나, 비어있는 동료를 본다.
KGC가 설령 에밋 더블팀에 대한 로테이션을 완벽히 해도 KCC에는 기회가 또 있다. 골밑에 하승진이 있기 때문이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오세근은 하승진을 1대1로 막기가 힘들다. 반면 하승진의 몸 상태는 최상. 전태풍, 에밋이 2대2로 요리하거나, 적절히 랍 패스를 내주면 하승진이 쉽게 골밑 득점을 만든다. 또 다시 더블 팀을 들어가면 외곽의 전태풍 김효범 김민구 등의 슛이 기다리고 있다.
2~3쿼터에는 힐과 하승진이 동시에 뛴다. 두 사람과 에밋까지 동시에 뛰면 KGC는 수비 한 차례에 더블 팀과 로테이션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크다. 40분 내내 구멍 없이 완벽하게 해낼 정도로 KGC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은 편도 아니다. 더구나 로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공수 응집력에 기복이 있다. 이날의 경우 3쿼터 막판 일찌감치 파울 아웃됐다.
결국 KGC는 하승진과 에밋을 정상적으로 막는 게 쉽지 않다. 수비와 제공권에서 KGC를 압도하는 KCC의 공격이 폭발할 수밖에 없다. KGC는 리틀의 3점포로 추격했으나 한계가 있었다. KCC의 99점은 이유 있는 결과다. KGC를 2경기 연속 압살한 KCC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KCC 선수들. 사진 = 전주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