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긴박했던 그 순간,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다름 아닌 올해 입단한 신인이었다.
NC의 선택은 적중했다. 21일 잠실 LG전 7회말 무사 1,2루 위기. NC는 겨우 6-5 1점차로 앞설 뿐이었다. 마운드에 등장한 선수는 박준영이었다. 1차지명 신인인 그는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에 진출,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선수다.
그런데 왜 그가 이렇게 긴박한 순간에 마운드에 올라야 했을까. 그의 투구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첫 타자는 루이스 히메네스. 전 타석까지 연타석 홈런으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준 선수였다. 그러나 박준영은 히메네스에게 과감하게 빠른 공을 뿌렸고 결국 삼진 아웃으로 처리했다. 베테랑 타자인 정성훈에게도 과감한 승부는 이어졌다. 결과는 1루수 파울 플라이. 채은성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2사 만루 위기로 이어졌지만 정상호를 삼진 아웃으로 잡았다. 줄곧 빠른 공만 던지다 예상치 못한 124km 커브로 헛스윙을 이끌었다.
8회말에는 정주현에게 중전 안타를 맞긴 했지만 아웃카운트 2개를 수확한 뒤 마무리투수 임창민에게 바통을 넘겼다. 임무를 완수한 19세 루키에게 NC 팬들은 환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NC는 8-5로 승리, 위닝시리즈로 주중 3연전을 마쳤다.
경기 후 만난 박준영은 긴박한 순간에 마운드에 올랐던 기분을 묻자 "점수를 주면 안 되기 때문에 자신 있게 던지자는 생각이었다. (김)태군이 형을 믿고 던졌다"라고 말했다.
타고난 강심장인 그다. 그는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원래 긴장을 잘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라고 말한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순조롭게 1군에 적응하고 있으나 그는 아직 자신의 공에 만족을 갖고 있지 않다. 박준영은 "만족하지 않는다. 제구가 흔들릴 때도 있는데 제구만 잘 잡으면 될 것 같다. 가끔 힘이 들어가서 공이 위로 올라갈 때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박준영의 호투는 포수 김태군과 합작이기도 했다. 김태군은 "지금 (박)준영이의 나이 때는 직구를 많이 던져볼 때"라면서 "직구로 밀어붙이자는 생각이었다. 야수 출신이라 그런지 손목이 좋아 공의 회전도 좋은 것 같다. 종속이 워낙 좋다"라고 호평했다. 이어 김태군은 정상호에게 위닝샷을 변화구로 선택한 부분에 대해서는 "변화구를 던질 타이밍이라고 봤다"라고 밝혔다.
박준영은 싱싱한 어깨와 타고난 배짱이 어우러져 벌써부터 1군에서 '무서운 신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시즌 전부터 '우승후보'로 꼽힌 NC이기에 그의 등장은 이채롭기까지 하다. 아직 4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필승조 역할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KBO 리그에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르고 있다.
[NC 박준영이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7회말 2사 만루 정상호를 삼진으로 잡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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