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롯데가 ‘필승 듀오’ 윤길현과 손승락 외에 마땅한 ‘믿을맨’이 없어 고민이다.
롯데 자이언츠가 불펜 난조로 3~4일 넥센 히어로즈와 연이틀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2일 우천 취소 이후 1승 1패로 시리즈를 마무리했으나 사실상 2패에 가까운 경기들이었다. 이틀 모두 불펜 난조로 경기가 원점이 되거나 뒤집혔기 때문.
▲ 윤길현-손승락에게 깊어진 의존도
이번 시리즈에선 ‘필승 듀오’ 윤길현-손승락에게 깊어진 의존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즌에 앞서 무려 98억 원을 들여 두 선수를 영입한 롯데. 지난해 필승조의 부재로 힘겨운 시즌을 보낸 롯데 입장에선 분명 반가운 영입이었다.
실제로 윤길현은 현재(5일 오전)까지 38경기 5승 3패 11홀드, 손승락은 32경기 4승 2패 13세이브로 현재 롯데가 5위 싸움을 하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롯데 관계자도 “두 선수가 없었다면 올해 불펜을 어떻게 운용했을지 모르겠다”라며 이들의 가치를 인정했다.
▲ 부진해도 문제, 없어도 문제
그러나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깊어진 것일까. 두 선수의 부진과 부재를 메울 마땅한 필승카드가 없었다. 먼저 3일 경기가 전자에 해당했다. 선발투수 박세웅의 6이닝 3실점 호투 이후 7회부터 불펜이 가동된 경기.
윤길현은 7회 무사 만루 위기를 1점으로 묶었으나 8회 2루타와 사구를 허용하며 손승락을 일찍 마운드로 불러들였다. 이후 손승락은 5-4로 앞선 9회초 내야안타, 3루수 실책 뒤 윤석민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아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9회말 상대의 끝내기실책이 아니었다면 자칫 연장서 경기를 내줄 수도 있었다.
4일 경기에서는 이들이 없는 롯데 불펜진의 민낯을 확인했다. 3일 윤길현은 30개, 손승락은 26개의 공을 던졌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윤길현은 휴식이 필요할 것 같고, 손승락은 출전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날은 그 간 부진했던 린드블럼이 무려 12탈삼진을 잡아내며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타선까지 홈런 2방과 적시 2루타로 4점을 뽑은 상황. 4-1로 앞선 8회초 조 감독의 선택은 정대현이었다. 한 때 필승조였던 그에게 3점의 리드를 맡긴 것.
하지만 정대현은 선두타자 김하성에게 홈런, 이어진 윤석민에게 안타를 맞고 상대의 기만 살린 채 마운드를 떠났다. 이후 신예 김유영이 채태인에게 역전 3점포를 허용, 무릎을 꿇었다. 윤길현이 못 나오고 손승락 또한 전날의 많은 투구수로 조기 등판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결국 3점의 리드는 지켜지지 못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롯데는 올해 윤길현, 손승락 영입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러나 144경기 체제에서 대다수의 경기를 이들에게 의존할 수만은 없는 법이다. 이들이 부진해도, 이들이 없어도 불펜 싸움에서 지지 않는 전력 구축이 필요하다. 롯데의 윤길현-손승락에 대한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윤길현(좌)과 손승락(우)(첫 번째), 정대현(두 번째).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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