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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라미란 씨는 '막돼먹은 영애씨'를 보면서, 정말 얄미우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어요. '덕혜옹주'의 복순 역에는 손예진 씨가 적극추천을 했죠."
'덕혜옹주'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를 망명하기 위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극적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독립운동가 김장한(박해일) 뿐만 아니라 덕혜에게는 든든한 심복인 복순이 있는데, 대체불가 신스틸러 여배우라 꼽히는 라미란이 맡았다.
"복순의 나이대와 캐릭터를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던 중에, 손예진 씨가 라미란 씨를 적극 추천하더라고요. 원래 덕혜보다 복순이 더 어린 캐릭터로 하려고 했는데 라미란 씨를 추천받고 생각해보니 좋겠더라고요. 라미란 씨는 연기도 잘하지만 남녀 모두가 좋아하니까요."
허진호 감독이 꼽은 라미란의 명장면은 복순과 덕혜가 헤어지는 극한의 감정신이었다. "내가 조선에 가면 너를 다시 찾을 것이다. 가라"라며 안타까움 속에 어쩔 수 없이 복순을 보내는 덕혜에게 "네, 마마"라며 피떡이 된 얼굴로 엷은 미소를 짓는데, 허진호 감독이 디렉팅한 내용이 아니었다. 라미란이 해석한, 덕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복순이라면 떠나는 마지막에 미소를 지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또 친일파 한택수 역을 맡은 윤제문에 대해서는 "여린 사람인데 연기를 정말 잘 해줬다"라며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극 중 한택수는 극악무도 악인의 모습을 보이는 데 이어, 라미란이 맡은 복순과 예상 외의 웃음도 만들어내기도 한다.
"원래는 단편적인 악역이지만, 조금 다른 캐릭터로 가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그냥 악역만 가져가기에는 스스로도 재미없겠다고 생각해서 유머를 좀 가미했어요. 라미란 씨가 때려서 맞는 장면이 있었는데 관객 분들이 통쾌하게 봐주시지 않을까요?"
허진호 감독은 손예진, 라미란, 윤제문, 박해일, 정상훈 등 배우들의 열연을 극찬했고 싱크로율에 대해서도 말했다. 특히 영화를 본 관객들이라면, 극 마지막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들의 사진을 보며 흠칫 놀랄 수 있다. 이우 왕자 역을 맡은 고수, 영친왕 역의 박수영, 일본에서 덕혜가 결혼하는 남자 소 다케유키 역의 김재욱 등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다.
"그 동안 간접적으로 인물들의 심리, 관계를 그린다는 평을 많이 들었어요. '덕혜옹주'는 이야기 자체가 갖고 있는 사실적인 부분들이 있어서, 감정을 갖고 영화를 보되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지 않을까 염려해서 절제를 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배우들의 감정이 사실적이어서 고맙고 감동입니다."
[허진호 감독.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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