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손예진에게 뭔가 힘이 생긴 느낌을 받았어요. 굉장히 힘있게 연기를 하더라고요. 몰입시켜서 쭉 빠져드는 연기를 보여주는 무서운 배우예요."
멜로의 거장 허진호 감독이 4년 만에 돌아왔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1998), '외출'(2005), '행복'(2007), '오감도'(2009), '호우시절'(2009), '위험한 관계'(2012)에 이어 허진호 감독이 꺼내든 칼은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였다.
"혼마 야스코가 쓴 '덕혜옹주' 평전을 바탕으로 많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어요. 그런데 자료가 많지는 않아서 추측할 수 밖에 없었어요. 예산이 많이 투입됐는데, 그만큼 영화적으로 덕혜옹주의 일생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힘이 있었어요. 손예진 배우가 많은 도움을 줬죠."
덕혜옹주 역은 배우 손예진이 맡았다. 손예진은 올해 '비밀은 없다'와 '덕혜옹주'로 연달아 관객들 앞에 서며 30대 여배우를 대표하고 있다. '덕혜옹주'에서 그는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일생을 바친 덕혜옹주 역으로 열연을 펼쳤고 기구하고 슬픈 인생에 눈물짓게 된다.
"시사회에서 나란히 앉아 영화를 보는데, 손예진 배우가 옆에서 많이 울더라고요.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자기 영화를 보면서 운다는게 낯간지러운 것이 있기도 한데, 믹싱할 때도 울었어요. 원래 손예진은 그러지 않고 강단이 있는 배우거든요. 공항 장면을 찍으면서 보조 출연자들이 많이 있는데 웃으면서 슬프기도 하고 '드디어 오셨구나'라는 느낌을 주고 받으면서도 실제로 손예진 씨가 많이 울었어요."
허진호 감독은 배우들 모두 명장면으로 꼽는 공항 장면에서 손예진이 눈물을 계속해서 쏟아냈다고 말했다. 그 힘에는 보조 출연자들이 덕혜옹주의 기구한 일생을 해석한 것이 주효했다. 그 때 허진호 감독은 '이건 정말 이야기의 힘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아기씨"라고 말하며 3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덕혜를 맞이하는 과거 궁녀들의 눈물은 손예진을 울게 했고 감독을 감동케 했다.
"'외출' 이후 손예진 씨와 오랜만에 다시 작품을 하게 됐는데 정말 좋았어요. 그 이후에도 서로 시사회 초대를 해서 만났는데, 최근에 '비밀은 없다'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선택이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에 저랑 함께 할 때는 뭔가 힘이 생긴 것 같아서 놀랐고요. 힘든 감정신이었는데 추운 날 바닥에 앉아 혼자 구석에 있더라고요. 덕혜의 느낌을 갖고 가려고 혼자 있는걸 보고 뭔가 신들린 듯한 느낌도 받았어요."
'위험한 관계' 이후 4년 만에 국내 영화계에 돌아온 소감을 묻자, "다음 작품도 빨리 해야겠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수많은 걸작들을 배출해내며 팬들을 감동시키고 있는 허진호 감독이지만, 영화는 만들 수록 계속 처음 만드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덕혜옹주'가 100억 원이 넘는 큰 블록버스터 영화였던 만큼, 다음 작품에서는 규모가 작은 작품, 그리고 액션 장르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새로운 뜻을 밝혔다.
[허진호 감독.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