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마이데일리 = 김지은 기자] “중국어 공부 좀 해야 될 것 같다.” 요즘들어 뷰티업계 종사자에게 심심치 않게 듣는 볼멘소리다. 회사만 다녀도 힘든데 공부까지 해야된다니, 청천벽력같은 일이다. 이런 말이 나오게 된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뷰티업계가 ‘본격적으로’ 중국시장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물론 K-뷰티의 위력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외국인이 국내 뷰티제품을 수북히 들고 있는 모습, 낯설지 않다. 하지만 뷰티업계의 흐름은 이전과 다르다. 중국 시장을 사로잡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이다.
각종 면세점에 입점해 중국 관광객을 노리는가 싶더니 중국에 매장을 오픈하고, 현지 생산이 가능한 공장 설립, 중국 현지법인을 만드는 브랜드가 늘었다. 또한 중국 매체를 공략하는 브랜드도 있다.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등장한 배우 김지원을 모델로 하는 닥터지는 지난 4월 상하이에서 ‘2016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었다. ‘아시아 프린스’ 이광수가 모델인 클레어스 코리아의 게리쏭은 국내 포토 행사에 중국 매체를 초대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 가운데 주목할만한 것은 ‘왕홍 마케팅’이다. 왕홍은 웨이보 등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중화권 2030대 여성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중국의 인플루언서다. 마케팅 파워가 강해서 그들이 사용한 제품은 매출증대로 이어진다. 즉, 국내로 치자면 ‘파워블로그 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
이미 여러 브랜드가 왕홍마케팅을 시작했다. 마스크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리더스코스메틱은 왕홍을 국내로 초청해 3박 4일동안 제품을 직접 체험하는 ‘글로벌 뷰티 리더스 인 서울’을 진행했다.
SNP화장품 역시 왕홍과 제품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9일 140만명 웨이보 팔로워를 보유한 오찬(卧蚕阿姨)과 닉네임 CONY토짱(cony兔酱)이라는 왕홍에게 신제품과 마케팅활동에 대해 소개했다. 관계자는 “왕홍은 중국내 K-뷰티 제품들의 입소문을 주도하고 있어, 최근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마케팅 중 하나”라며 “향후에도 왕홍과 관련된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해 중국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파워블로그 마케팅’의 효과를 아는 국내 브랜드가 ‘왕홍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국내시장을 노리는 것보다 중국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아직 초기단계지만 효과는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인기가 많지 않은데, 우연히 왕홍이 SNS에 올려서 매출이 증대했다”며 “매출이 엄청나다. 현재는 브랜드 매출 1위 제품이다. 우리나라 국민이 모두 사도 그만한 매출이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다.
“1초에 브랜드 1개가 생긴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레드오션이라 불렸던 뷰티업계가 ‘왕홍마케팅’을 통해 매출증대의 돌파구로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왕홍을 통해 재도약을 시도하는 뷰티브랜드가 앞으로 어떤 변화와 성장을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CONNY토짱(왼쪽), 오찬. 사진 = 리더스코스메틱, SNP화장품 제공]
김지은 기자 kkell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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