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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리우데자네이루 안경남 기자] 브라질 ‘축구스타’ 네이마르(24,바르셀로나)를 향하던 야유가 환호로 바뀌었다. 하지만 정작 네이마르 본인은 마음에 상처를 받은 모양이다. 6-0 대승에도 그는 믹스트존 인터뷰를 거부한 채 마라카낭 주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개최국 브라질은 18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의 ‘축구 성지’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4강전서 온두라스를 6-0으로 대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지난 런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결승 진출이다. 이로써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브라질은 나이지리아를 꺾고 올라온 독일과 우승을 다투게 됐다. 브라질은 4년 전 멕시코에 패하며 은메달에 그쳤다.
슈퍼스타는 큰 경기에 강했다. 네이마르는 경기 휘슬이 울린지 약 10여초만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상대 수비수의 공을 빠르게 가로챈 뒤 골키퍼가 나오는 것을 보고 빈 골문으로 공을 차 넣었다. 득점 후 고통을 호소하며 잠시 들것에 실려나갔지만 곧바로 그라운드로 복귀하며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네이마르 활약은 계속됐다. 그의 현란한 발 기술에 온두라스 수비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오직 거친 파울 만이 네이마르의 질주를 막을 수 있었다. 이후 4골을 더 추가하며 승기를 잡은 브라질은 경기 종료 직전 네이마르가 페널티킥을 차 넣으며 6-0 대승에 쐐기를 박았다.
마라카낭을 가득 메운 8만여 관중이 네이마르의 이름을 외쳤다. 그를 위한 노래까지 울려 퍼졌다. 완패한 온두라스 선수들도 네이마르와 유니폼을 교환하기 바빴다. 심지어 상대편 코칭스태프도 네이마르와 악수를 청하러 그라운드로 뛰쳐 들어왔다. 네이마르는 마라카낭의 ‘축구 신’이었다.
그러나 믹스트존에 나타난 네이마르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2회 연속 4강에 올랐지만 대회 초반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에 잔뜩 뿔이 난 모습이었다. 네이마르를 인터뷰하기 위해 1시간 가량 믹스트존에서 기다렸던 브라질 방송의 간곡한 요청에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빠르게 지나갔다.
한 외신 기자는 “네이마르가 조별리그 2경기서 무득점으로 부진한 뒤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일부 팬들은 그의 유니폼 이름을 지우고 ‘여자펠레’ 마르타 이름을 적어 조롱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네이마르가 잘 하자 환호한다. 네이마르는 이에 화가 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브라질 일간지 글로보는 “탐욕에 빠진 브라질”라는 제목으로 네이마르의 부진을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토너먼트 진출 후 연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선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승리를 견인했고, 온두라스전에선 올림픽 남자축구 최단시간 득점으로 6-0 대승의 포문을 열었다.
이제 네이마르에겐 최후의 승부가 남았다. 런던 대회의 아픔을 지우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 상대는 2년 전 ‘미네이랑의 비극’을 안겨준 전차군단 독일이다. 네이마르는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시 비난의 희생양이 될까. 모두의 시선이 등번호 10번에게 향하고 있다.
[사진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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