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고동현 기자] 믿었던 켈리마저 무너졌다.
SK 와이번스는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5-9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SK는 또 다시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졌다. 시즌 성적 55승 56패.
SK는 6월 12일 7위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4~5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숫자에 불과하다. 4위에 올라 있을 때도 8위와 3경기 이내였던 경우도 있었다.
SK는 전날까지 55승 55패를 기록하며 4위를 수성했다. 순위 경쟁팀들이 주춤하며 조금 숨통이 트였지만 여전히 안심할 상황은 전혀 아니다. 5위 KIA와 1.5경기, 6위 LG와 2.5경기에 불과하다. 어느 한 팀이 부진하거나 상승세를 탈 경우 그 격차가 확연히 줄어들거나 뒤집힐 수도 있다.
SK를 지탱하는 힘을 보면 타선에서는 홈런, 마운드에서는 선발진이다. 불펜이 기존 우려보다 잘 버티고는 있지만 이 역시도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해내는 경우가 많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날 경기 전 김용희 감독은 "나는 타자 출신이지만 마운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최근 불펜이 잘 막아내서 다행이지만 그 중에서도 선발이 제일중요하다. 선발이 무너질 경우 불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불행히도 최근 SK 선발진은 모두 기대 이하의 모습이다. 14일 롯데전 박종훈 4이닝 3피안타 7사사구 3실점을 시작으로 16일 LG전 브라울리오 라라 1⅓이닝 8피안타 1사사구 7실점, 17일 LG전 윤희상 3이닝 7피안타 1사사구 6실점에 그쳤다. 3경기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은 17.29였다.
특히 새 외국인 선수인 라라는 비단 16일 경기 뿐만 아니라 매 등판마다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딱 한 번 뿐이며 이 마저도 6회까지 12명의 주자를 내보낸 뒤 2점으로 막은 것이다.
또 박종훈은 시즌 초반 흐름을 잇지 못하고 후반기 부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윤희상도 한창 좋을 때의 모습이 아니다.
18일 두산전에서는 김광현이 빠진 상황에서 가장 믿을만한 선발인 메릴 켈리가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켈리는 기존 자신의 장점인 제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며 경기 초반 볼넷을 남발했다. 1회 23개 투구 중 볼이 13개나 됐다. 결국 켈리는 1회 2실점, 2회 3실점하며 2회까지 5점을 내줬다. 볼넷 역시 2회까지 4개나 됐다.
3회부터는 자신의 모습을 찾았지만 이미 주도권을 뺏긴 뒤였다. 물론 이날 SK 패배에는 야수진의 득점권 타격과 주루 아쉬움도 있지만 켈리의 초반 실점으로 인해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치열한 순위 경쟁 속 4위가 아닌 5위가 된다 하더라도 포스트시즌은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작년 SK가 경험했듯 5위는 '하루살이 신세'다. 딱 하루 만에 포스트시즌이 끝날 수도 있다. 그렇기에 가을잔치를 어느 정도 제대로 경험하기 위해서는 4위 확보가 필수다.
선발진 안정 최대 조건은 김광현의 로테이션 복귀지만 다른 선발들이 분위기를 바꾸지 못한다면 4위 수성은 힘겨움의 연속일 수 밖에 없다.
▲ SK 최근 4경기 선발 성적
8월 14일 롯데전 박종훈-4이닝 3피안타 3탈삼진 7볼넷 3실점
8월 16일 LG전 라라-1⅓이닝 8피안타 1탈삼진 1볼넷 7실점
8월 17일 LG전 윤희상-3이닝 7피안타 3탈삼진 1볼넷 6실점
8월 18일 두산전 켈리-5⅔이닝 7피안타 1탈삼진 4볼넷 5실점
4경기 합계-14이닝 25피안타 8탈삼진 13볼넷 21실점 평균자책점 13.50
[SK 브라울리오 라라.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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