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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리우데자네이루 안경남 기자] 2전 3기 끝에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오혜리(28,춘천시청)의 표정은 밝은 미소로 가득했다.
세계랭킹 6위 오혜리는 2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67kg급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하비 니아레(프랑스)를 13-12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꿈꾸던 금메달을 목에 걸로 시상대에 선 오혜리는 “지구 반대편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진다는 것 만으로도 가슴 벅찼다. 다른 선수가 시상대 서는 걸 보면 항상 눈물이 났는데 막상 내가 서니까 눈물이 안 났다”고 말했다.
오혜리는 28세 4개월의 나이로 한국 태권도 선수로는 역대 최고령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종전 최고령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80kg초과급에서 금메달을 딴 문대성(27세11개월)이다.
그녀는 “최고령이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웃으며 “4년 뒤에도 올림픽에 도전할지는 모르겠다. 당장 오늘 결승전만 생각하며 뛰었다. 비행기 시간만 24시간이 넘는다. 그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다음은 오혜리 일문일답.
--시상대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어땠나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애국가가 퍼진다는 것 만으로 멋졌다. 다른 사람을 볼 때는 눈물이 났는데 막상 내가 서니까 덤덤했다. 교민들이 애국가를 듣고 싶다고 하셨는데 내가 하게 돼서 기쁘다”
--그동안 국제대회와 인연이 없었다
“항상 최선을 다했다. 그러면서 내가 부족한 이유를 찾으려 노력했다. 올림픽 준비 과정에 희노애락이 있다. 힘든 날이 더 많았다. 하지만 선수촌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늦은 나이에 메달을 땄다. 아마 변화를 주지 않았다면 못 땄을 것이다. 부족했던 웨이트를 성공한 게 주효했다”
--지금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초등하교 후배부터 정말 많은 분들이 편지와 영상을 만들어줬다. 그래서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책임감도 들었다.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 지 모르겠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기도했나
“내가 종교가 없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계속 도와달라고, 용기를 달라고 했다. 아버지가 도와주신 것 같다”
--엄마도 좋은 꿈을 꾸셨나
“언니는 말도 안되는 꿈으로 좋다고 얘기해줬다(웃음) 엄마가 정말 좋은 꿈을 꾸셨다고 하셨다. 내가 로또를 사라고 했더니, 안 된다고 하시더라. 가족이 큰 힘이 됐다”
--큰 대회에 약한 2인자라는 타이틀이 있었다
“그건 내가 만든 게 아니고 기자님들이 만드셨다(웃음) 이제는 좀 바꿔줬으면 좋겠다”
--태권도 최고령 메달리스트가 됐다
“최고령이지만 그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4년 뒤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결승전만 생각하고 뛰었다. 이제 돌아가려면 24시간이 넘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 그때 생각해보겠다. 그랜드슬램도 있지만 아시안게임은 못 뛰어봐서 하고 싶다”
--구체적으로 체력 훈련을 어떻게 했나
“원래 웨이트를 기피했다. 몸이 무거워질 수 있고, 근육도 둔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처럼 하루 종일 경기를 할 때는 체력이 필요하다. 꾸준히 체력 훈련을 해서 오늘 버틸 수 있었다. 나에게 정말 필요했고 그것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오혜리에게 올림픽 금메달이란
“준비부터 결과까지 모든 게 완벽했던 금메달이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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