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리우 입성 자체로 금메달은 예고됐다.
박인비(KB금융그룹)가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 첫 승을 LPGA가 아닌 올림픽에서 따냈다. 그의 골든 커리어그랜드슬램은 한 편의 반전 드라마다. 리우올림픽에 들어가기 전, 박인비가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박인비 특유의 저력은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상황이 너무나 좋지 않았다. 2015시즌을 세계랭킹 2위로 마쳤지만, 올 시즌에는 5위까지 떨어졌다. 이유가 있다. 올 시즌 박인비의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시즌 초반 왼 엄지손가락 인대를 다치면서 샷 감각이 완전히 무뎌졌다. 하위권, 컷 탈락 등 박인비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 이어졌다.
결국 박인비는 6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컷 탈락과 동시에 LPGA 투어서 자취를 감췄다. 이때까지 컨디션이 최악임에도 LPGA 일정을 소화했던 건 LPGA 최연소 명예의 전당 가입 여부가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그 대회 1라운드를 소화하면서 만 27세10개월28일에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박인비는 1년만 풀타임으로 뛰면 명예의 전당 가입이 가능했다. LPGA는 10개 대회만 소화하면 한 시즌을 소화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후 박인비는 손가락 부상 회복에 전념했다. 때문에 박인비가 리우올림픽에 나오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박인비는 올림픽을 앞두고 소속사를 통해 리우올림픽 출전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손가락 상태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리우 현지에서 손가락 상태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올림픽을 마치고 상태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것이다. 손가락이 회복됐다고 해도 100% 상태는 아니라고 봐야 한다. 결국 박인비는 자신과의 싸움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따냈다.
또 하나. 일부 남자 선수들은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우려 때문에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여자부의 경우 톱랭커가 대거 출전했다. 그래도 박인비로선 강수를 던졌다. 결혼 후 아기가 없어 멈칫 거릴 수도 있었지만, 박인비는 자신과 함께 대한민국을 위해 리우 입성을 결정했다. 그리고 최고의 결과를 냈다.
따지고 보면 박인비의 금메달은 리우 입성 때부터 어느 정도 예고돼있었다고 봐야 한다. 2개월간 재정비를 마친 박인비는 올 시즌 초반의 박인비가 아니었다. 1라운드 1번홀 티샷을 할 때부터 박인비의 마인드는 금메달이었다.
[박인비. 사진 = 리우(브라질)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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