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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공장장 아저씨 말 들었으면 큰 일날 뻔했어요"
밴드 국카스텐(하현우 전규호 이정길 김기범)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내 올림픽 전시관 소회의실에서 2016 국카스텐 전국투어 스콜(SQUALL) 서울 앵콜 콘서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복면가왕'을 통해 '우리 동네 음악대장'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하현우는 한층 여유 있고 밝은 모습이었다. 국카스텐과 밴드신이 활성화 돼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나는 가수다'에 비해 '복면가왕'은 혼자 하는 거고 밴드와 함께 하지 않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걱정이 됐죠. '복면가왕'에서 생각치 못하게 오래 노래를 불러서 대중들과 제가 서로 적응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소리만 지르는 듣기 싫은 목소리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대중이 적응했어요. 그게 국카스텐에 자연스럽게 초점이 가게 되고 관심을 가져주게 되어 고맙습니다. '복면가왕' 좋아했던 분이 국카스텐으로 오시고, 페스티벌도 많이 오고 다른 밴드에도 관심을 가져주고 밴드신이 활성화 된 느낌에 자긍심이 생기고, 뿌듯했어요. '복면가왕' 반년 한게 헛된 게 아니었구나. 기분 좋고 행복해요."
갑작스러운 인기를 얻은 하현우에 대해 주변에서 '건물을 샀다'는 말도 있었단다. 하지만, 전에 비해 달라진 것은 없다고 했다. 다만, 고기를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다는 게 참 좋은 점이라고.
"음악하는 분들 중 돈 없는 분들이 많아요. 주변에서 '지금 하현우는 건물을 샀다'고 하시는데, 이런 말씀 화가 나요. 어이가 없어요. 내가 뭘 샀으면 말을 안 해.(웃음)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많이 못 벌었어요. 멤버들이랑 4등분을 해야 하고 공연을 하면 세션까지 8명인데, 몸값이 아무리 올라도 한계가 있어요. 지금 SM3 타고 다니는데 차도 못 바꿨다니까요. 고기 먹고 싶을 때 고기 먹으면서 음악 할 수 있는 거 딱 그 이상은 아니에요. 저도 돈을 벌어서 음악에도 투자하고 건물도 짓고 싶어요. 사실 돈은 많아도 쓸 줄 도 모르고. 형(전규호) 아기 기저귀 살 돈이나 유치원 보낼 수 있으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돈 벌겠다고 작정은 안 하지만 작업실은 만들고 싶네요."
음악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생활을 위해 공사장, 배달 등 아르바이트로 보냈던 20대를 회상했다. 결코 달콤하지 않은 세상에 대한 결핍을 음악으로 채웠다.
"우리는 우리가 불량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세상에서 융화되지 못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음악을 했죠. 패배주의 같은 게 우리의 뿌리였어요. 분노도 많고 염세주의도 있었죠. 고등학교 때는 20대가 되면 달콤해질 줄 알았는데 먼지가 풀풀 나는 공사장에 있고, 배달하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죽을 수는 없으니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해소하려 했던 게 음악이었어요. 모자라고 부족한 걸 음악으로 채우려고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모자라는 감정들이 우리의 어떤 자양분이 된 것 같아 감사하죠. 우리 음악에는 고스란히 그런 마음이 묻어있어요."
때문에 국카스텐의 앨범에는 당시 멤버들이 느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세상에 대해 말하고 소통하고 싶었다. 하현우는 그 세상에 융화되고 싶다고 바랐다.
"국카스텐 1집은 내가 들어도 불편할 때가 있어요. 세상은 이런 거고 아프다는 걸 아프다고 표현했던 게 1집이었죠. 2집이 되면서 우리 상황에 맞게 색깔이 달라졌고, 다음 앨범은 또 달라질 것 같아요. 국카스텐이 음악으로 얘기하는 건 세상과 소통입니다. 세상과 어떻게 융화될 수 있는가 고민이 많이 담겼어요."
국카스텐은 20대 여러 아르바이트를 했다. 화장품, 섬유 공장 등을 다니면서 음악을 했다. 그 시절은 국카스텐에게 지울 수 없는 시절이다. 중요한 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카스텐은 음악을 놓지 않았단 점이다.
"사실 음악 하지 말라는 말 많이 들었어요. 우리가 화장품, 섬유 공장다닐 때 공장장님에게 음악하지 말라는 말 많이 들었죠. 그 아저씨 얘기 안 듣길 천만다행이에요."
국카스텐은 이날 오후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스콜(Squall)-서울 앙코르' 콘서트를 연다. 국카스텐은 지난 6월부터 2개월에 걸쳐 서울,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등 전국 5개 도시 총 7개 공연을 가졌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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